병원들이 보유한 건강검진 데이터를 이용한 빅데이터 구축사업이 본격화된다.
의료기관의 특성상 질병군 외에는 데이터를 모집하기 쉽지 않는 한계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천만건에 달하는 건강한 사람들의 자료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동석호 이사장은 9일 강원도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국민 대다수가 건강검진을 받는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건강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이만큼 모을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는 의미"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지금도 검진 자체가 검사 위주로 설계된 것은 맞지만 이러한 데이터는 가공 유무에 따라 엄청난 학문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새로운 빅데이터 연구를 구상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건강검진의 특성과 이러한 검진기관 상당수가 회원으로 들어와 있는 종합건강관리학회의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빅데이터 연구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종합건강관리학회에는 빅5병원을 불리는 대형병원의 건강검진센터는 물론 주요 대학병원 센터들과 건강관리협회 등 기업형 검진센터들이 대부분 회원사로 포함돼 있다.
이들 회원 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검진 데이터와 환자 정보가 수백만건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의학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연구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러한 기대감으로 종합건강관리학회 회원사들은 이미 데이터 공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고심하고 있다. 이미 사업은 시작됐다는 의미다.
동석호 이사장은 "이미 대형병원 센터들을 중심으로 대학병원 검진기관들 사이에서는 데이터 공유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진 상태"라며 "이제는 이러한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모아 분석하는 가에 대한 논의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공유하는 것까지는 학회에서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후에 어떻게 이를 러닝시키고 활용하는가에 대한 것"이라며 "의학적 학문 가치도 있지만 보건의료정책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다각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데이터를 표준화 하는 문제도 고민거리중에 하나다. 국가 건강 검진과 달리 민간 검진은 병원마다 각각 다른 절차와 분석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를 표준화해서 유의미한 딥러닝 툴을 갖추는 것이 가장 첫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상우 종합건강관리학회장은 "국가 검진과 다르게 민간 검진은 기관마다 틀이 다르다는 점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한 틀에 모으는 것이 관건"이라며 "우선은 이를 모으기 위한 플랫폼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국가 검진과 데이터 연동을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정부와의 협업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선 기관간 데이터 통합과 공유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가며 정부와의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