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의대 김안과 황영훈 교수팀, 세계 최초 발견 쾌거
마이크로 RNA를 이용 수술 성공률 높이고 부작용 최소화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9-06-17 11: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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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수술 후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인 수술 부위 섬유화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국내 의료진이 밝혀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와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팀은 유전자 치료를 통해 녹내장의 중요 원인인 높은 안압을 낮추는 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녹내장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점점 약해지는 안질환. 녹내장의 중요한 원인인 안압을 낮추기 위해 안약을 사용하지만 안약으로 조절이 안될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녹내장수술은 눈 속에 있는 방수라는 물이 결막 아래의 공간으로 지나가게 길을 만들어 주는 원리를 이용하는데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섬유화'로 물길이 막혀버리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다양한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어 한계가 있어왔다.
황 교수와 이 교수팀은 이러한 녹내장수술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발견했다.
마이크로 RNA(microRNA, miRNA)는 생물체의 세포 속에 있는 유전자의 한 종류로, 세포가 증식하고 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 마이크로 RNA는 암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로, 현재 암 치료 분야에서는 마이크로 RNA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황 교수와 이 교수팀은 사람 눈의 섬유화 과정에도 마이크로 RNA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가정하고 이를 녹내장수술 부위 섬유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테논낭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특히, 여러 종류의 마이크로 RNA 중에서 마이크로 RNA 143/145가 녹내장수술 부위 섬유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실제로 마이크로 RNA를 조절해서 섬유화 세포들의 증식을 유도하거나 억제하는 것을 관찰했다.
즉, 녹내장수술 후 수술부위에 마이크로 RNA 143/145의 발현을 억제하는 처치를 하게 되면 정상적인 상처 치유에 관여하는 다른 세포들에는 영향을 적게 주면서 수술 효과를 저해하는 섬유화만 선택적이고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 RNA 143/145는 주로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 등의 심혈관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테논낭의 섬유화 과정의 역할에 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적다.
이에 대해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는 "마이크로 RNA 143/145를 이용한 녹내장수술 섬유화 조절은 이번 연구가 세계 최초"라며 "이를 활용한 섬유화 조절이 가능해진다면 현재 시행 중인 녹내장수술의 성공률을 더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