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N에서 산모 11만 3674명 10년 추적 관찰 결과 공개
약 복용 산모에게 태어난 아이 5세, 8세때 언어장애 노출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7-03 10: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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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항간질제(anti epileptic drugs, AEDs)를 복용하면 태어난 아이에게 5세와 8세때 언어 장애가 생길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연구에 포함된 약물은 이미 위험성이 일부 알려진 발프로이트(valproate)외에도 일반적으로 임산부에게 처방해도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카바마제핀(carbamazepine)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신경과학회(5th European Academy of Neurology Congress)에서는 현지시각으로 2일 이러한 결과가 담긴 대규모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산모 11만 3674명을 대상으로 항간질제 복용에 따른 아이의 선천성 결손이나 학습, 발달 지연을 살펴보기 위해 진행됐다.
임신 중 항간질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산모와 그렇지 않은 산모 등 두개의 군으로 나눠 10년간 아이들의 장애 여부를 조사한 것.
그 결과 임신 중 항간질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5세때 언어 장애에 대한 승산비(odds ratio)가 1.6을(CI 1.1-2.5, p=0.03) 기록했다. 또한 8세때는 2.0(CI 1.4-3.0, p<0.001)으로 올라갔다.
승산비(odds ratio)란 의학 분야 연구에서 쓰이는 상대적인 척도로 건강과 관련한 변인에 연구 대상자가 노출됐다는 것을 전제로 증상이 나타나는 비율을 뜻한다. 즉 숫자가 올라가는 만큼 대조군에 비해 증상에 노출되는 비율이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진행한 베르겐 의과대학 엘리자베스 닐슨 휴스베(Elisabeth Synnøve Nilsen Husebye) 교수는 "임산부에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발프로이드 제제 외에도 상당히 안전하다고 평가받던 카바마제핀 또한 아이의 언어 장애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금까지 이러한 연구 결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엽산과 관련한 항간질제와의 상충 부분이다. 언어 지연의 원인이 혈장내에 높은 항간질제 성분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를 엽산으로 상충시키면 그나마 장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교수는 "특이하게도 늦게라도 엽산 보충제를 복용한 산모의 자녀들은 두 연령 모두 언어 장애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임신 중 항간질제에 노출돼 일어나는 언어 장애 등의 부작용은 영구적일 수 있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의사는 위험성과 후유증을 면밀하게 검토해 처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