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복병은 폭염…의협 직원도 3교대로 24시간 지원
단식투쟁 지지 물결 속 경기도의사회 비판 성명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07-04 21: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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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과 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단식투쟁을 하며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복병은 폭염이었다.
메디칼타임즈는 4일 오후 최 회장이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장소인 서울 이촌동 의협 회관을 찾았다. 마침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이었다. 2일 단식투쟁 선언을 한 후 3일째였다.
최 회장은 "(단식투쟁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큰 문제는 없는데 날씨가 매우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약간의 어지러움이 있다"라며 "활동도 많이 하고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어지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와 국민이 의료개혁 과업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라며 "의사와 환자가 모두 행복해지는 날을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촌동 의협 회관은 신축 문제로 문을 닫은 상황. 그렇다 보니 전기와 물 공급이 아예 되지 않는다. 의협은 임시방편으로 간이 화장실을 설치했다.
의협 직원들도 폭염 속에서 동원되고 있다. 2명씩 3교대로 24시간 현장을 지원한다. 매일 저녁 8시에는 집행부를 비롯한 회원이 참여할 수 있는 심야토론도 열리기 때문에 의협 직원의 지원을 필수다. 덕분에 의협 회관 옆 그늘진 곳에는 직원 및 회장의 휴식 공간인 텐트가 따로 설치돼 있다.
투쟁 모드 최대집 회장 의료계, 지지 반대 입장 엇갈려
최 회장은 지난달 28일 삭발을 시작으로 1인시위, 집회, 단식 등 연일 행동으로 투쟁 의지를 보이고 있다. 6가지의 의료개혁 과제를 제시하고 개혁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6가지 과제는 ▲문재인 케어의 전면적 정책 변경 ▲수가 정상화, 진입 단계로 진찰료 30% 인상 및 외과계 수술 수가 정상화 ▲한의사 의과 영역 침탈 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 재정 투입 등이다.
최 회장은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문재인 케어가 이대로 가면 실패한다며 전면적으로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일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을 통해 3600만명이 2조2000억원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주장한 문재인 케어 소요 재원의 핵심인 국고보조금은 확대 약속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전 정부보다 낮은 13.6%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써야 할 재정임에도 말과 실제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재정을 절감해서 효과적인 성과를 낼 때 정부가 잘했다고 칭찬받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상과 철학이 잘못됐다"라며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대놓고 거짓말했고 잘못된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시도의사회를 비롯해 지역병원협의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지지 입장을 표명하며 응원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아예 5일 의사회 상임이사회를 최대집 회장읜 단식 투쟁 현장에서 열기로 하고 힘을 실었다.
물론 최 회장의 단식 투쟁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무엇을 위한 단식인지 목적을 공감할 수 없다는 이유다.
경기도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협 회장으로서의 단식인지, 개인적 단식인지를 물으며 "투쟁의 한 방편으로서 불가피하게 선택한 전략적 단식이라면 구성원과 사전에 충분히 공감하고 신중히 논의한 결과물로 선택한 행동이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라고 비판했다.
즉, 회원들은 단식의 목표가 무엇이고 무기한 단식 철회 조건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의원회, 회원과 공감을 얻는 회무를 하고 진정성 있는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대집 회장은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최 회장은 "건강을 망치면서까지 개인적으로 단식을 할 이유가 없다"라며 "경기도의사회 성명서의 전반적 내용이 논평할 가치고 없다"고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