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 NOAC)가 와파린으로 대표되는 비타민K 길항제(VKAs)에 비해 출혈 위험이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10일 국제혈전지혈학회(ISTH) 에서 발표됐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 DOAC의 출혈 예방 효과를 입증했지만 막상 그 차이는 기존의 와파린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대규모 코호트에서 확인한 셈. 다른 경구용 항응고제로 처방을 변경하거나 복용하는 약물 갯수에 따라서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네덜란드 유트레이트 의과대학(University Medical Center Utrecht) C.J. van den Dries 교수팀은 6만 3600명의 심박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K 길항제와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간에 주요 출혈 예방 효과를 직접 비교했다.
2010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의 조사 기간 중 비타민K 길항제를 복용한 군은 4만 2424명이었으며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2만 1176명으로 시간 변화에 따른 변수를 줄이기 위해 콕스(Cox) 회귀 분석을 사용했다.
그 결과 비타민K 길항제를 복용한 군과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 군 사이에 주요 출혈 위험은 큰 차이가 없었다(HR 0.98).
연구진은 "출혈 예방 등을 이유로 심방세동 환자에게 비타민K 길항제보다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연구 결과 이러한 이점이 크게 줄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다른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 등으로 처방을 변경하거나 병용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처방 변경이나 병용은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 군에서 주로 발생했는데 후속이나 병용 처방으로는 리바록사반이 48%로 가장 많았고 에픽사반이 38%, 다피가트란이 13%, 에독사반이 4% 순이었다.
또 같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갯수에 따라서도 차이가 없었다.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하면서 다른 약물을 5개 정도 함께 복용하는 환자들은 비타민K 길항제만 먹고 있는 군에 비해서 약 13% 정도 주요 출혈 위험이 낮았다(HR 0.87).
하지만 6개에서 8개의 약을 함께 먹고 있는 환자군에서는 오히려 10% 가량 위험이 높아졌고(HR 1.10) 9개 이상을 복용한 군은 7% 더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HR 1.07).
연구진은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와 비타민K 길항제간에 주요 출혈 위험비율은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며 "또한 병용 약물의 수도 3가지 군으로 나눠 조사했지만 이러한 경향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