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글로벌제약사들이 개발 중이던 베타아밀로이드 및 타우단백질 표적 물질이나 BACE 억제제 등이 줄줄이 개선효과 검증에 실패하며 개발계획을 중단하면서 실망을 안긴 상황. 학계에서는 근본적인 치료전략으로 세균 감염기전과 함께 '아포지단백 E(apolipoprotein E)' 유전자의 변이체인 'ApoE4'를 타깃하는 신규 임상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위험세균으로 분류되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의 영향력과 알츠하이머병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과 ApoE4 표적간의 연관성 찾기에 돌입했다.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의 새로운 개념 탐구에 나선 최신 임상결과들은, '국제치매학술대회(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이하 AAIC)'에서 17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학회기간 공개된 이번 임상 데이터는, 신약후보물질인 'COR388' 1b상 임상을 비롯해 경증~중등증 알츠하이머 대상 임상2/3상 'GAIN 연구' 결과들이었다.
바이오벤쳐 코르텍자임즈(Cortexymees) 의학부 총괄책임자인 마이클 택케(Michael Detke) 박사는 "이번 초기 임상 결과 내약성에 충분한 혜택을 확인했다"며 "추가 진행 중인 2/3상 임상은 올해 4월부터 약 570명의 환자 모집을 시작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해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세균 가설을 평가하는 첫 대규모 무작위 임상이었다는 것. 해당 가설은 만성 치주질환(chronic periodontal disease)에 주요 원인균으로 꼽히는 '포르리포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가 알츠하이머 질환과 주요 관련성을 가진다는 점이다.
주로 구강에서 발견되며 치주 질환과 관련이 있는 세균으로 알려졌지만, 최근들어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에서도 주요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임상적 근거가 하나 둘 쌓이기 시작했다.
고위험 세균으로 알려진 진지발리스 균은 지금껏 30년간 다양한 분야에 연구되며 인체 면역 기능 교란, 세포간 신호 전달 체계 변환, 세포 노화와 변이 단백질 생성 등에도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른 세균들과 달리 잇몸 혈관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며 "앞서 초기 연구들에서 인간 숙주 방어기전 메카니즘을 혼란시키는 독성물질을 가지고, 세포조직의 구조적 구성요소를 붕괴시키는 균"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COR388 물질이 진지발리스균에 표적 작용을 한다는 설명. 특히 GAIN 임상에서는, 주요 평가지표였던 치료 혜택과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24세 이상의 건강한 일반인들과 55세~85세의 경증부터 중등증 알츠하이머 질환자들에서, 28일간 치료결과 내약성과 안전성에 합격점을 받았고 인지기능 개선지표와 신경과학검사 일부에서 개선효과를 보였다.
덱케 박사는 "뇌척수액에서 발견된 ApoE 유전자의 병리적인 변화가 감소한 것은, 결국 환자들의 뇌에서 진지발리스균의 활동이 억제된 것도 이러한 치료 혜택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임상의 톱라인 결과는 오는 2021년 최종 분석자료가 나올 전망이다.
한편 1993년 아포지단백 E(apolipoprotein E) 유전자의 변이체인 ApoE4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위험을 네 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후, 학계에서는 ApoE4와 베타아밀로이드 사이의 관련성을 찾는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2017년 국제학술지인 'Nature' 9월20일자에 실린 연구에서는, ApoE가 아밀로이드의 병리학을 악화시킨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ApoE4의 존재가 타우 단백질과 관련된 손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보고했다(ApoE4 markedly exacerbates tau-mediated neurodegeneration in a mouse model of tauopathy).
연구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고위험 유전자 ApoE4를 보유한 마우스 모델의 경우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뇌의 영역이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