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2017년까지 486편의 RCT 논문 비교 분석 결과
유의미한 결과 외 자료 누락 등 56%가 제목과 결론 왜곡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8-08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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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사협회 공식 학술지인 JAMA를 비롯해 권위를 자랑하는 유명 학술지 논문의 절반 이상에 연구자의 의도적인 왜곡이 들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몇가지의 통계 결과 중에서 연구에 유리한 유의미한 결론만을 뽑아내거나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비열등성을 주장하는 등의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Samuel Jellison 박사팀은 미국의사협회지와 영국의사협회지 등 6개의 유명 국제학술지에 실린 무작위 임상연구(RCT) 486편을 분석하고 현지시각으로 5일 Evidence-Based Medicine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1136/bmjebm-2019-111176).
연구진은 이러한 무작위 임상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1차 혹은 2차에 걸친 연구 결과들과 논문의 내용들을 분석하고 왜곡(SPIN)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무작위 임상시험 논문 중 무려 56%에서 연구자의 의도적인 왜곡이 발견됐다. 논문의 절반 이상에 왜곡이 들어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논문의 결론(conclusion) 부분으로 49%를 차지했고 논문의 결과(results), 논문의 제목이 2%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왜곡은 상당부분 대조군 시험에서 많이 일어났다. 구체적인 분석에 들어가자 왜곡된 논문 중 22%가 위약 대조시험이었으며 환자와 일반인간 대조 시험도 22%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왜곡이 일어나는 유형은 다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평가 변수를 생략해 연구의 성과를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연구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결과를 비열등성에 대한 것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었고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경향'을 보였다는 식의 결론을 낸 논문도 있었다.
특히 일부 논문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일차 결과가 나오고 의미있는 이차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일차 결과를 의도적으로 누락해 치료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적인 왜곡이 산업자금과는 큰 연관성은 없었다. 산업자금이 논문에 영향을 준 비율을 조사한 결과 그렇지 않다는 결론((OR 1.0, 95 % CI)이 나왔기 때문이다.
Jellison 박사는 "연구자가 논문을 왜곡하는 경우 의사들에게 잘못된 임상 정보를 제공해 환자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러한 왜곡 현상이 이미 상당수의 임상 의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시간의 제약으로 논문의 결과나 결론 부분만을 읽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러한 왜곡은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연구 결과를 정직하게 보고해야 할 윤리적 의무를 지키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