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계가 약대 6년제 교과과정을 현행 4년제 유사 확과목의 통폐합이나 조정 없이 단순하게 학점 늘리기와 학과목을 대거 신설함으로써 의혹을 사고 있다.
10일 약계가 지난 8월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약대 학대개편 정책연구팀에서 발표한 '약대 6년제 표준교과과정'에 따르면 4년제의 160학점을 총 226학점으로 늘리고 학과목도 12개를 신설하는 것으로 골자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15학과목은 학과목과 학점 조정이 이루어 지지 않았고 ▲14개 학과목은 학점이 1~10학점씩 모두 28학점이 추가됐고 ▲4개 학과목은 명칭이 조정과 함께 2학점이 늘었으며 ▲12개 학과목은 새로 신설, 총 51 학점을 할당했다.
새로 신설된 12개 학과목은 ▲약학용어(2학점) ▲의약품정보학(2) ▲약학연구론 1,2(6) ▲건강기능식품학(2) ▲보건의료행태론(2) ▲생물통계학(2) ▲제제분석학(3) ▲제약공장관리학(2) ▲약국 실무이론(5) ▲약국실무현장교육(10) ▲의료기관 이론(5) ▲의료기관 실무교육(10) 등이다.
여기에 대해 교육부 정책연구 팀 한 관계자는 "커리큘럼의 개편은 학과목의 통폐합과 조정이 기본 요소인데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기존 4년제 틀에다가 2년 과정을 더 얹어놓은 교과목 이기주의의 결정판"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약계가 겉으로는 신약개발 활성화, 대국민 서비스 능력 향상등을 당위성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약학대학간 교수간 학과목 운영에 대한 갈등을 회피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며 여기에 의료계가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약대 6년제 개편의 당위성으로 △약사들이 신약개발등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과 △의약분업에 따른 심화교육 △약계 서비스 향상 △ 6년제 약대로 가는 세계적 추세등을 꼽았었다.
하지만 약계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올 정도로 약대 6년제 안은 내부적으로도 비난의 대상이다.
이화약대 민일기 교수는 한 월간지 기고를 통해 "기존 교과과정의 연장이나 확대로서는 교육자원의 낭비요,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또 미국 소매약국협회 조사결과를 인용, 약물준비, 처방수령, 재고관리가 약사 업무의 68%를 차지하고 환자상담이나 병태관리 업무는 불과 2%를 차지하는데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약대 6년제 자료에서 약대 6년제의 커리큘럼으로 기존보다 19과목 88학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