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이 내년도 의료 수가를 현행 환산지수에서 오히려 인하하는 안을 제시함에 따라 수가계약은 파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의료공급자 단체인 요양급여비용협의회(회장 정재규)는 여기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한편 수가 협상을 위한 향후 일정에 불참할 것을 결의했다.
건보공단은 금일(5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개최된 제1차 수가계약실무협의회에서 의료공급자 단체에 내년도 의료수가를 금년 환산지수에서 -2.08% 인하할 것을 제시했다.
건보공단 주영길 재무상무는 “2001년 건강보험재정 위기 당시 금융기관 긴급 차입으로 진료비를 지급했으나 이제 겨우 재정안정을 이루고 있다”며 “재정안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상무는 이어 “요양기관의 원가 및 경영수지 분석 용역 결과 현행 환산지수에서 -2.08% 인하하는 방안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 박효길 보험부회장은 여기에 대해 “경영난에 허덕이는 의료기관에게는 두 자리수 인상도 어려운 판에 인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다”고 말해 팽팽히 맞섰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조기영(치과의사협회 보험이사) 간사는 “건보공단은 의료공급자들의 연구 용역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공급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며 “요양기관들의 심각한 경영난을 감안하면 건보공단의 인하안은 횡포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조 간사는 이어 “따라서 건보공단과 만나 논의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향후 일정을 전면 거부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의 연구용역을 수행한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진현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환산지수 산출을 위한 연구결과는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며 “마이너스 산출도 10여개의 안 중 하나일 뿐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전체적으로 수가를 인하한다고 하여 요양기관 종별에 따라서는 차등 적용될 수 있다”며 “공단 입장에서는 종별 개별 계약을 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