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빚더미에 올라앉은 의사들
은행과 대출대행업체가 의사전용 대출상품을 내놓은지 단 4년만에 개원의 대상의 신용대출만 약 3조원 시장이 형성됐다. 병원급 의료기관도 대출·리스·재특융자 등을 포함, 수 조원 단위의 빚을 지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금융권에서는 의사를 비롯한 전문직은 여전히 신용 1순위 고객으로 꼽히고 있지만 ‘빚잔치’중인 의료기관은 최근의 경기불황 속에서 위태롭기만 하다. 이미 낮은 연체율 속에 숨어지만 빚쟁이로 전락한 봉직의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병의원 등 의료기관의 대출 등 자금 차입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합리적인 이용방안 등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대출 권유하는 의료시장
②불안한 신용 1순위 ‘의사’
③합리적 경영개선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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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 은행 신용대출만 2조 5천억원
의사전용 대출상품은 하나·한미(씨티)·신한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출시되고 있으며 대출잔액 기준으로 총 2조5천억원에 이른다.
하나은행이 1조원, 한미(씨티)은행이 8천억으로 단 두은행만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신용대출액을 보이고 있다.
2001년 의사전용 신용대출상품이 첫선을 보인 당시 국민은행 등이 백억대 매출고를 올렸던 때와 비교하면 3년만에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이외 집계가 불가능한 아파트등 담보대출, 타금융권의 전문직 대출상품과 대출대행사의 타은행 대출·의료업리스 일부와 개인에게 빚을 얻은 경우 등의 완전 제외된 액수로 의원급의료기관의 전체 차입액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유일한 단서는 의사협회가 수가협상의 자료로 제시한 05년 의료수가적정 조정율 산정연구의 통계로, 의원 1곳당 투자자금은 평균 4억원이며 이중 차입금액은 2억3천만원. 이를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입하면 전체 차입액은 5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차입금액은 건강보험 의원급 요양기관 03년도 총급여액 5조8천억원에 육박하는 수치이며 일반 컨설팅업계에서 권장하는 자영업자의 자기자본율(70~80%) 비교해도 차입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병원, 담보대출제외 신용·리스·융자 9천억원
병원급 의료기관의 대출은 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아 사실상 그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자료확보가 가능한 부분은 H은행의 병원 전용 신용대출상품 2,000억원(10월말 현재), 의료기기리스 3,100억원(9월말 현재 2,400억원), 의료업 리스 2,300억원(9월말 현재 1,700억원) 등이다.
또 복지부를 비롯 정부의 재특, 응급의료 등 융자가 연간 약 500억원 규모고 대부분 3년 거치 상환이라는 점을 볼 때 약 2,000억원대 전후로 추산돼 전체 차입액은 약 9,000억원 정도다.
그러나 병원 설립시 토지와 건물 모두 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고 은행권 대출한도를 넘기면서 상당수가 여신전문금융권의 리스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원가의 차입액과 비슷한 수치를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관련 모은행 관계자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총 대출을 산출한바는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지난해 약 6천억원정도로 잠정 추산한 바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 병원급 대출규모를 짐작케 했다.
또 병원급에 대한 건보공단의 건보급여비 가압류 금액이 지난해 7월 5천7백억원, 올해 7월 7천 6백억원 규모라는 점을 볼 때 경기불황에 따른 연체율 증가로도 풀이될 수 있지만 차입금의 증가가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사 대상 대출시장 전망 ‘대체로 맑음’
수치상으로 엄청난 차입액을 보이고 있는 의사 대상 대출시장에 대해서는 은행·컨설티업계별로 약간의 견해차이는 있으나 여전히 밝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보다는 개원의에 대해 금융권은 훨씬 더 관대한 모습이다.
실제 신한은행이 개원정보박람회 등에서 보여준 공격적 마케팅, 기업은행의 의사대상 상품 홍보 움직임, 某은행의 의사전용 클럽개설 검토 등 일련의 움직임은 개원의 대상 대출시장의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리스업계도 삼성카드가 병원시장을 넘어 개원가를 대상으로 한 의료기기 리스 상품이 지난해 첫선을 보인데 이어 올해는 추가적인 경쟁구도가 예상될 만큼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리스업계는 이견이 전혀 없이 "병원은 리스가 유일한 대안으로, 의원의 신규 개척시장으로 평가하며 지속적인 발전이 예상된다'는데 견해를 함께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의사전용 신용대출 시장을 연 3조원으로 보고 있다” 며 “연체율이 높지않고 최근의 판매도 꾸준한 편으로 대출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닥터 프라이빗 뱅크 관계자도 “세액공제와 대출기간중 현금의 실존가치하락 등을 고려할 때 자기자본 보다는 대출이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며 “대출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부 개원감소 등을 이유로 일부 병의원 컨설팅업계는 '포화론'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소수의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