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개원의 40%가 2003년 한해동안 심한 말다툼 이상의 의료분쟁을 경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의사회(회장 정무달) 권재일 법재부장이 지난 6월 제출한 경북대 보건대학원 석사논문 ‘대구지역 개원의의 의료분쟁 경험실태 및 의료분쟁에 대한 태도’에 따르면 조사 응답자 418명중 40.4%인 169명이 지난 한해동안 의료분쟁을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금전적인 의료분쟁을 경험한 경우는 17.5%(73명)이었으며 금전이 오고가지는 않았지만 심한 말다툼 이상의 분쟁을 경험한 경우가 23%(96명)이었다. 또 분쟁경험자는 평균 금전적 분쟁 1.33건, 비금전적 분쟁 2.06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분쟁대상 진료내용은 비금전적 분쟁의 경우 치료·처치 19.8%로 가장 높았으며 오진시비 18.8%, 수술 17.7%, 주사 15.6% 순이었으며 금전적 분쟁은 수술 24.7%, 치료·처치 16.4%, 주사 13.7% 등이었다.
분쟁의 유형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심한 말다툼이상의 항의형태가 많았으며 비금전적 분쟁시 소란이, 금전적 분쟁에서는 협박을 경험한 경우가 다음으로 높았다.
해결 방식은 금전이 오고간 경우는 94.5%가 당자자간 합의로 이뤄진다고 답해 합의의 배경과 산출기준이 의료과실의 유무보다는 당사자간 주장과 힘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합의금의 산출기준은 환자 및 유족측의 요구에 다른다는 답변이 66.7%로 분쟁해결형태는 협박·농성·소란·집단시위등의 폭력적 수단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권재일 법재부장은 진단했다.
또 비금전적 분쟁을 경험한 경우 의사는 환자를 고르는 성향으로 진료형태가 변한다는 답변이 44.8%, 진료범위축소 18.8%, 응급환자 기피 14.6% 등으로 소극적 진료행태로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와관련 의료분쟁에 대해 가장 두려운 영역은 무엇인가(2개 중복응답)라는 질문에 67.2%가 소란과 난동을 꼽았다.
이밖에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정도에 대해서는 59.5%가 높다, 37.8%가 보통이다. 2.6%가 낮다고 응답, 1994년 대구시의사회 설문조사 당시보다 신뢰관계가 크게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으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67.7%가 신뢰도가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해,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됐다.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해서는 90.9%가 꼭 필요하다며 높은 기대정도를 보였으나 법안에 대한 내용을 잘 안다는 응답율은 9.6%에 불과해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권재일 법재부장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의료분쟁은 본질상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분쟁해결의 적절한 대책 수립이 요구되며 이는 의사와 환자·가족 입장에서 더욱 절실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공제회와 의료배상공제 가입 등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현실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의료배상공제로의 방향전환과 가입율을 높이기 위한 의사의 인식율 향상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권 부장은 또 분쟁의 주요원인중 하나로 주의와 관리 및 설명의무 소홀이 16.0%로 진료에 있어 철저한 주의 등을 수행할 경우 분쟁의 상당부분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연수교육 등의 강화를 제안했으며 의료분쟁조정법의 조속한 시행과 정착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