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한 1년차 전혜주 전공의 얼굴이 너무 화사하게 밝아서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곧 2년차가 되쟎아요. 그래서 너무 기뻐요."라고 대답한다.
새로운 막내가 생긴다는 것, 생각만해도 신나는 모양이다.
하긴 현재 이대목동 피부과 의국에는 인턴이 없다. 전임의 선생님이 1년차일때부터 없었다고 하니 한 4~5년간 인턴이 없었던 모양이다.
외래 중심, 분담과 예측이 가능한 생활이 장점
일단 피부과는 모든것이 100% 외래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보면된다.
1년차는 입원환자를 처치하고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한 당직근무가 이어진다. 외래 진료시 2년차의 일을 돕거나 스텝 교수 치료를 돕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고.
2년차는 교수 치료시 처치를 살피고 년차 후반기에는 외래 일반진료의 핵심에 서 있는 3년차와 함께 일반진료와 처치를 실시한다.
"4년차 선배님들이 지난 추계학회 이후에 떠나셨어요." 4년차의 경우 10월 말 정도 의국을 벗어나 도서관으로 떠난다고 전해준다.
왜 피부과를 선택했냐는 질문에 2년차 문경원 전공의는 "개인적 적성에 맞고 너무 심하게 피를 흘리거나 숨 넘어가는 환자가 없고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1년차 역시 "심한 외과적 처치도 적고 생사 갈림길에 서있는 환자가 적어서" 란다.
"의사로서의 삶이 소중한 만큼 제 삶의 질도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였어요.피부과는 다른 외과에 비하면 여유롭겠다 생각했거든요. 어느정도 짜여진 생활 속에서 제 생활이 가능한 점이 피부과의 매력입니다." 일반진료 사이사이 다른과 환자들을 컨설턴트를 해주기도 하는 3년차 김소영 전공의의 설명이다.
하루 10건의 조직검사를 행하기도
취재를 하다보니 응급환자가 꽤 많다. 두드러기와 함께 모든 질환을 돌보기 때문이란다.
"옻닭 전신성 접촉피부염이나 봉소염 염증, 아이들의 경우 아토피성 발진과 발열 등의 경우가 응급환자의 일반적 예입니다." 2년차 문경원 전공의가 전해준다.
"우리과는 현미경, 슬라이드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요." 1년차 전혜주 전공의가 피부과는 병리과적 요소가 많다고 덧붙인다.
피부조직검사 자료와 슬라이드를 항상 살펴야 해 진료실 내부는 물론 컨퍼런스가 열리는 당직실에도 현미경은 필수다.
"동네 병원에 다니다 한달이 지나도 피부에 솟은 게 나아지질 않아서 이대피부과로 옮겼어요. 대학병원에 왔으니까 이젠 결과를 알수 있겠죠" 딸아이의 손을 잡고 피부과를 찾은 엄마의 얘기다.
탐방날 피부과를 찾은 외래환자만 100여명, 확진을 위해 실시하는 피부생검 조직검사는 4건이 실시됐다.
피부과 특수는 여름과 겨울 방학, 특히 겨울이 피크
이대목동 피부과의 경우 개원가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대학병원 중에서는 레이져가 많은 상태.
"우리 피부과는 계절과 밀접한 영향이 있어요. 여름과 겨울방학에 환자가 증가해요. 특히 겨울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죠."
여름과 겨울에 증가하는 환자의 경우 미용적 클리닉부터 주근깨 기미 레이져 스케일링 색소 처치 치료 드레싱 등을 하게 된다고.
"이번에 새로 들여온 IPL 레이져의 경우 서로 레지던트끼리 해주기도 하구요 다른과 레지던트 선생님이 시술해 달라고 먹을 것을 들고 놀러오기도 하시죠" 웃으면서 덧붙이는 설명이다.
병동잡도 많지만 아카데믹한 분위기 강해
이대목동 피부과의 경우 2달에 한번씩 정기 월례집담회와 함께 매일 아침 컨퍼런스를 실시한다. 언제나 일주일 스케줄이 꽉 차있다.
보통 7시 30분부터 외래가 문을 여는 9시까지 이어지는 아침 컨퍼런스를 주단위로 살펴보자.
월요일은 스텝 교수진 포함 1,2,3년차가 돌가가며 함께하는 저널 리뷰. 화요일은 1,2년차가 현미경을 통한 조직병리 확인ㆍ진단하는 히스토 페솔로지
수요일은 연대 신촌병원 피부과에서 인하대와 순천향대 보훈병원 의국원들과 함께 하는 히스토 페솔로지 컨퍼런스가 실시된다.
목요일은 토픽 포토 미팅, 격주별로 주제를 정한 후 심도있는 내용을 다루게 된다. "보통 진단이 안된 희귀 피부병 중심으로 발표가 이어지곤 하죠."
금요일은 텍스트 리뷰와 교과서 낭독시간. 여기에 각종 학회 참여와 함께 한달에 한번씩 있는 회식까지 참여하다 보면 한달이 너무 빠르단다.
전통이 강세를 보이는 이대인 만큼 피부과 지원자는 많지만 이대출신이 아니거나 이대병원에서 인턴을 거치지 않은 경우 진입이 어렵다. 그만큼 장벽이 높은 편이다.
"나이가 많거나 그런 사람보다는 나이도 연차별로 맞고 이대출신에 이대병원 인턴 출신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거죠. 거의 2배수 이상이 지원하니까요."
"1년차 때는 그냥 열심히 일 배우고 보통 2년차에 결혼, 3년차에 출산, 4년차에 외래와 함께 공부에 집중하는게 정답 스케줄이라고 알고 있어요. 다들 그런 과정을 거치는 편이죠."
밝은 얼굴과 눈부신 피부를 자랑하며 환자들을 돌보는 레지던트들에게 그런 아픔이 숨어 있다니..
피부과가 인기과가 되다보니 굳어진 현상인듯 보이지만 웬지 아쉽다.
겨울이면 늘어나는 피부과 외래 환자 만큼이나 해마다 겨울이면 피부를 하얗게 하는 '화이트 포커싱' 화장품이 강세를 보이고 홈쇼핑에서 피부관리 제품을 항상 판매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피부에 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계속 더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 분명해 보인다.
웰빙 열풍속에 '피부미인이 진짜 미인', '피부가 좋아야 진짜 귀족'이라는 문구등장과 함께 남성용 에센스에 미백 제품, 팩까지 등장하고 있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피부과가 피부문제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면 뷰티 클리닉이 아닌 피부과를 찾는 것이 당연한 풍조로 자리잡을 때까지 이대목동병원 의국원들의 노력과 연구는 쭉~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