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가 대규모 항의 집회를 예정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31일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점점 더 의사를 도둑놈으로 몰아가는 현실에서 의사에게 남는 것은 절망뿐이다”며 “비록 한풀이 집회일지라도 함께 모여서 정부의 부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의약분업은 DJ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이미 판명이 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사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을 넘어 전산심사 등으로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의료계 현실에서 정부와 일전을 벌이지 않고서는 국민 건강도 의사도 모두 절망뿐이다”고 말했다.
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개원가 불황은 이미 그 정도를 넘어서 있다”며 “경기불황에 따라 환자수가 준 탓도 있지만 억압적인 정부 정책에 있는 만큼 이번 집회를 통해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반면 서울의 한 개원의는 “집회 시기와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이슈와 집회 다음이 중요하다”며 “소위 한풀이가 되는 집회가 되어서는 너무도 소모적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회원들도 당장 무엇인가 성취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만큼 집행부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며 “집회를 통해서 당장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내년 4월 총선을 염두해 두고 최소한 그때까지의 투쟁 스케줄을 현 집행부는 회원들에게 보여야 할 것이다”고 말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의 한 봉직의는 “현재 병원에서 의료계 상황에 대해서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병원의사들이 많다”고 전하며 “전공의나 교수들이 동참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집회가 구호만 외치고 헤어지는 집회가 된다면 회원들에게 또 다른 실망감만 안겨줄 것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의협은 집회와 관련 의쟁투나 비상대책기구를 만들고 집회를 치르거나 아니면 시도별로 총회 형식의 항의 집회를 먼저 하고 대규모 집회를 치를 지 투쟁 수위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