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도산과 폐원 소식이 별다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만큼 병원경영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는 종합병원이나 병원 모두 같은 상황으로 특히 병원의 도산률은 해가 지날수록 높아져 경영정상화의 희망을 잠재우고 있다.
지난해 종합병원을 포함한 전체 975개 병원의 도산률은 9.5%를 기록했으며, 이중 종합병원은 276개 가운데 6개(2.2%), 병원은 699개 중 87(12.4%)개가 도산했다.
일반적으로 한 기업군의 도산률을 10% 내외 수준으로 보더라도 병원의 도산률은 IMF 무렵인 98년에 3.7%이었던 것이 6.6%(1999년), 7.4%(2000년), 8.9%(2001년) 등으로 나타나 의료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보더라도 급격한 하향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병원은 지난해 경영악화를 이유로 도산한 사례(47건)가 경영권양도(25건), 종별전환(14건), 휴업(7건)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영권양도의 경우 그나마 병원을 이어받을 정도의 회생가능성이 있는 상태라고 이해한다지만, 종별전환은 병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의원급으로 축소하는 사례가 많음을 반증하는 것.
병상규모별로는 지난해 100병상 미만의 416개 병원 가운데 68개(16.3%), 100-299병상은 359개 가운데 22개(6.1%), 300병상 이상은 200개 가운데 3개(1.5)가 도산했다.
병상수가 적을수록 도산률이 높았던 것은 설립형태에서 국·공립보다는 법인이, 법인보다는 개인의 도산률이 높았던 것과도 맞물린다.
개인병원은 지난해 443개 가운데 65개가 도산해 14.7%라는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법인은 377개 중 27개(7.2%), 국·공립은 155개 중 1개(0.6%)가 도산했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실장은 최근 병원의 경영악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 대해 “실제로 종합병원이나 병원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여기에 국·공립대학병원 마저 마이너스 경영에 들어섰다면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병원 가운데서도 개인병원의 도산률이 높은 것에 대해 “개인병원은 그동안 손익분기점을 맞추는데도 힘든 상황이었고 노후된 건물이나 장비 등을 교체할 만큼 여유자금을 마련할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는 곧 진료수입이나 진료외수입을 모두 합친다고해도 개인병원 스스로가 일반 우량기업과 같이 적자상황을 대비할 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는 말이다.
또한 이 실장은 “심지어 서울대병원조차 강남에 건강진단센터를 내고, 영안실을 대폭 확장하는 등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볼 때, 병원도산은 이제 어느 한 병원만의 일이 아닌 것이 확실해졌다”며 “근본적인 원인은 현재의 저수가 체제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실장은 지난해 9.5%를 기록했던 도산률은 최근 주5일 근무제 도입이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병원당 평균 10% 이상의 인건비 상승이 예상돼 도산률 상승폭이 그 어느 해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