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매년 급증하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개원이 올 상반기를 고비로 주춤거리더니 6월로 접어들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폐원률이 개원을 앞지르는 이른바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4일 발표한 전국 요양기관 증감현황에 따르면 의원의 경우 올 6월30일 현재 전국적으로 249곳이 새로 개원했고 187곳이 폐업,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62곳이 증가한데 그쳤다.
주목되는 것은 일부 시도에서 이 기간동안 개원보다 폐원이 더 많았다는 것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은 16곳이 문을 닫아(개원10곳), 가장 높은 폐원률을 기록했다.
또 대구는 8곳이 개원한 반면 11곳이 폐업, 개원보다 많았고 인천(개원 6:폐원9), 충남(개원10:폐원 1)도 폐원이 개원을 앞지른 지역으로 꼽혔다. 부산(개원 15:폐원 16), 충북(개원 7:폐원7)등도 폐업 비중이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폐원이 개원을 앞지른 것은 의약분업 극히 드문 일로, 개원가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확인해주고 있다.
또 서울의 경우 56곳이 개원하고 39곳이 폐원, 17곳이 늘어난 가운데 강서, 관악, 동작, 용산, 은평, 송파, 노원, 광진 지역은 폐원이 개원보다 1 ~2곳 더 많았다.
반면 강남, 강동, 구로, 도봉, 동대문, 마포, 서대문, 성동, 성북, 영등포, 종로, 중랑, 양천, 서초 강북은 개원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1 ~3곳 증가한데 그친 정도였다.
김종근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매년병원과 대학에서 수많은 인력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개원이 줄어든 것은 시사하는바 크다"며 "정부는 피폐해진 개원가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