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가 감기 전산심사와 관련 심사평가원과 합의 사항으로 발표했던 내용은 상당 부분 처음부터 전산심사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의협은 지난 1일 “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전산심사 세부기준에 대해 의학적 타당성이 부족하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그간의 경과를 발표했다.
이어 “그 결과 심사평가원과 의료계 대표(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학회보험이사 포함)간의 수 차례 회의가 개최되었고 불합리한 심사기준을 의료계의 주장대로 수용, 수정하여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이에 따라 급성호흡기감염증 전산심사는 3일 이내 내원한 단순 감기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호흡기약 중 항히스타민제, 슈도에페드린, 아미노필린, 케토티펜, 코다인 등을 전산심사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심사평가원과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이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복합된 상병, 기관지 천식, 만성폐쇄성질환, 기관지확장증도 전산심사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평원에 따르면 이러한 의협의 발표 내용과는 달리 호흡기계 약 중 슈도에페드린과 아미노필린을 제외한 항히스타민제, 케토티펜, 코다인 등은 처음부터 전산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중이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복합된 상병, 기관지 천식, 만성폐쇄성질환, 기관지확장증 등 상병은 전산처리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전산심사 대상에서 처음부터 고려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산심사의 목적은 의사들이 진료한 상병을 정확하게 기재하고 청구하도록 하는 것이다“며 "심사기준에 대해 의료계와 논의를 진행하면서 의료계의 주장에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협의 입장에서는 회원들을 다독여야 하니까 심평원이 소폭이든 대폭이든 의료계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표현했던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관지 천식의 경우 주상병일 때는 전산심사 대상이 아니고 부상병일 때는 심사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