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들이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강도높은 교육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병.의원을 찾고 있는 환자들의 에티켓은 아쉬운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일부 환자들이 간호사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의사에게 노골적으로 불신감을 드러내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
경기도 소재 M종합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병원수납업무처리와 관련해 무리하게 의료비를 깍아달라고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거나 욕설을 일삼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생겨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A병원 병실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 P씨 역시 야간 근무시 가슴아픈 경험을 당했다.
"암으로 입원한 한 환자가 새벽 무렵 고통을 호소하면서 의사를 찾는 잦은 호출 끝에 심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어떤 간호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일이죠. 막상 의사에게 화를 내자니 치료받을 때 후환이 두렵기도 하고 만만한(?) 간호사가 화풀이 상대가 되더군요."
하지만 이런 환자에티켓을 실종한 환자들 행위는 의사라고 예외일 수 없다. 개원가의 경우 의사에게 생떼를 쓰는 황당한 환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명동에서 개원중인 P원장은 가끔 대학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꺼내며 "이 약 그대로 처방만 좀 해주시면 안돼요?" 묻는 환자들 때문에 의욕상실감을 느낄 때도 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약 처방이라는게 치료의 일부분에 해당돼야 하는 부분인데도 저를 단지 처방전 발행 기계로 치부하는 것 같아 맘이 상하죠."
압구정 N의원 이모 원장이 싫어하는 환자는 '너는 어떻게 치료하나 보자'라는 식의 병의원 쇼핑환자라고 말했다.
"의료지식이 상당히 높습니다. 관심도 있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치료도 받아본 환자니까요. 하지만 이런 환자의 경우, 의사에 대한 신뢰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환자에티켓 실종 환자는 이 뿐만이 아니다.
병의원에 내가 돈을 지불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반말부터 시작하는 환자, 병의원 의사와 간호사를 장사치로 대하면서 '필요없는 검사를 더하는건 아닌지' 사사건건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환자, 잘못치료하면 소송하겠다고 큰소리치는 환자까지 등장하고 있다.
친절하고 가족같은 병원서비스 논의와 함께 현명한 환자 에티켓에 대한 논의 역시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