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협회와 대전협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소합의서'에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전공의들의 처우가 어느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병원계가 껄끄러워 하던 전공의 노조 출범 얘기는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대전협 입장에서는 우선 '소합의서'에 합의함으로써 30개항에 이르는 대합의서 관철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병원협회도 우선 전공의 노조 출범이라는 급한 불은 껐다는 점에서 손해본 장사는 아니다.
소합의서에 합의한 것은 지난 8개월간 지지부진 협상을 끌어오다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할 경우 양측 모두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최소한의 합의를 이뤄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번 소합의서에 대한 합의로 병원협회와 대전협 사이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최대 쟁점인 30개항의 대합의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체 문제의 10분의 1만 해결된 것이다.
노조 문제도 당분간 실리를 취하기 위해 수면밑으로 가라앉은 것일 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이와 관련해 김대성 회장은 16일 임시총회후 기자회견에서 "휴가와 연속당직 등 3건의 조항으로 이뤄진 소합의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소합의서에 대한 사인작업이 끝나면 대합의서건에 대해 본격적인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노조설립 건에 대해서도 "노조는 합의서 도출과 상관없이 만들어 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는 실익 추구쪽에 힘을 기울여 사안 마련 하는 것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노조설립 문제는 올해 추진하는 대신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를 원하는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거세 누구도 쉽게 포기를 선언할 수 없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