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최근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 방안을 제시하자 병원계의 이목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 쏠리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의료개혁 방안은 의료기관이 일반 기업체처럼 외부자본을 유치해 시설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유치 활동도 자유롭게 하는 등 사실상 기업체 병원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 90년대부터 병원사업을 시작해 현재 유수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서울과 서울아산이 과연 영리법인 허용에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이들이 영리법인으로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경쟁 구도에 뛰어들 경우 SK, 한화 등 이전부터 의료시장에 관심을 보였던 또 다른 대기업의 병원 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재정상태가 열악한 병원이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예전부터 주식회사형 병원으로의 전환을 고려해왔던 일부 병원들이 상장에 대비하는 등 벌써부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기존 병원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삼성서울병원 기획실 한 관계자는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외부자금을 유치하거나 영리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게되는 상황이 되면 당연히 속속 영리법인 전환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병원 경쟁력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한 교수도 “의료시장 개방을 대비하면 국내 병원계에서 먼저 경쟁시장을 형성하고 경쟁력을 쌓을 필요가 있다”며 “의료서비스 품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들 병원들은 실질적으로 영리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인지, 전환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서울 한 교수는 “영리법인으로의 전환이 정말 가능해진다면 이는 환영할 일”이라며 “하지만 경쟁력 강화와 함께 의료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는 국내에서 정말 이 같은 경우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서울아산 한 관계자도 “의료법이 개정된 이후에야 논의할 사항”이라며 “현재 국내 의료시스템에서 어떤 것이 병원에 이익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와 함께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에도 이 병원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삼성서울 관계자는 “현재 20~30여명에 불과한 해외 환자 유치가 제도적으로 자유로워진다면 병원 입장에서는 분명이 득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의료사고시의 문제점 등 세부적인 사항이 어떻게 정해지는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아산 또 다른 교수도 “해외 환자 유치를 제도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보다 신중해야 할 일”이라며 “싱가포르나 타 선진국 등과 비교할 때 높은 의료 서비스와 수준을 갖추는 일이 급선무”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