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와 한양의대, 고려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관련, 타 의대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의대와 연세의대가 이미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반대 입장을 결정한 상태고 각 의대의 입장 조율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들의 입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의대는 최근 서울병원과 구리병원 2곳에서 교수회의를 갖고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의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두 병원 모두 대부분의 교수들이 전환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한양의대 한 관계자는 “절반 이상의 교수들이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그러나 공개적 투표도 아닌만큼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려의대도 현재 필드서베이 등의 방식을 통해 교수들의 의견을 묻고 있는 상태로 반대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의대 한 교수는 "입장이 정리되고 있지만 의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진행 추이를 살펴 26일 타 학교들과 논의해 봐야 결정할 수 있는 일"이라며 보류 입장을 분명히했다.
가톨릭의대 역시 내부적으로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나 공식적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의대 한 관계자는 "전환 신청 기일이 아직 남아있고 26일에 논의해 봐야할 일"이라며 "각 교수들의 의견을 거의 확인해놓은 상태지만 외부에 공개할 정도는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각 의대들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의대 교수는 “공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모아야 할 문제임에도 각 의대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며 “공개투표 등 투명한 방법으로 찬반 의견을 정리해야 추후에도 큰 문제나 반발이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이들 의대들의 '보류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대 수뇌부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의 명분’을 잃게 될까 고심하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영이나 정책상의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번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문제를 반대가 우세하게 점쳐지는 공개적 교수 투표결과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결정하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톨릭의대 한 교수는 “BK21 등 실리적이고 경영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의대 수뇌부에서는 사실상 찬성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였다”라며 “이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투표를 해서 반대 의견이 우세할 경우 전환에 찬성할 명분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
고려의대 한 교수도 “연세대의 경우를 봐도 공개 투표 이후 의대 학장 등 보직자 사이에서 더 이상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대해 거론하지 않고 있다”며 “전체 교수들의 입장이 분명하게 전환 반대로 기울어진 것이 확인된 이후에는 전환 찬성을 위한 어떠한 조건도 사실상 반감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