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의료법령개정 ‘무엇이 달라지나’
이달 중 개정, 공포되는 의료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의료광고 등 부분적으로는 종전보다 규제가 완화되는 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이다.
일정 병원은 정기적으로 의료기관 평가를 받아야 하며 이를 기초로 인센티브 혹은 불이익이 가해질 것으로 보이며, 의료기관의 과징금 부과기준이 강화돼 현행보다 2.5배 높아진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때 반드시 첨부서류에 의료보수표를 포함해야 하는 등, 일부에서는 의료계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이에 본지는 앞으로 3회에 걸쳐 이번에 개정되는 의료법 시행령•시행규칙에서 가장 쟁점과 관심이 되고 있는 내용을 선정, 가장 중요한 변화내용과 논란이 되는 부분들을 분석한다.
--------------------<<<글싣는 순서>>>---------------------
<제1부>의료기관평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제2부>강화되는 각종 의료행위 규제
<제3부>의료광고, 어디까지 가능해 지나
------------------------------------------------------------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 해 기준 1천8백억원 규모의 의료광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령 개정에 따르면 TV와 라디오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매체를 통한 의료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의료법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일간 신문 또는 잡지는 물론 병의원 홈페이지를 통한 광고도 허용키로 했다.
개정안은 또한 ▲ 전단 팜플렛 견본 또는 입장권 ▲ 인터넷 또는 PC 통신 ▲ 포스터 간판 네온사인 에드벌룬 또는 전광판 ▲ 비디오물 음반 서적 간행물 영화 또는 연극 등을 통한 광고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광고 내용으로 그동안 금지됐던 의사의 학력, 수련병원, 진료과목, 수술 및 분만 건수, 의사 및 환자 등 스텝의 환자수에 대한 배치비율 및 각 인원수 등을 광고할 수 있다.
의료기관 평가결과, 요양병동의 유무, 환자의 평균 재원일, 병상 이용률에 관한 사항, 개방병원에 관한 사항,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광고할 있도록 했다.
일간 신문에 게재하는 광고는 종전 월 1회에서 월 2회로 횟수를 확대하였고 의료기관의 개설 휴업 재개업 이전 광고는 3회에 한하여 광고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수술 전후를 비교한 사진이나 기타 혐오감을 주는 진료장비 및 시술장면의 동영상 게재, 특정 환자의 경험담, 특정 신용카드 소지자에 대한 진료비 할인, 기타 허위사실, 과장된 내용 또는 객관성이 결여되어 환자 또는 보호자를 현혹할 수 있는 내용 등은 게재할 수 없다.
작년 8월 복지부는 한방의료기관을 포함, 전국적으로 1,500여곳의 병의원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300여 곳을 불법 광고로 규정 의료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고발조치 했다.
당시 의료계는 “현실과 맞지 않은 현행 법규가 많은 의사들을 전과자로 만들고 있다”며 “시대상황이 바뀐 만큼 의료관련 법규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외국의 경우 대부분 법적 규제 없이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특히 인터넷 매체는 자율규제가 적합하다”고 말해 뒤늦게 법개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개원컨설팅 전문업체인 플러스클리닉(www.plusclic.com)의 의료광고시장 장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료광고시장은 2000년 기준으로 전체 광고 시장의 4%에 불과하나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해보면 빠른 시일 내에 7%선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 의료광고는 자율규제 사항이며 규제 완화는 부실의료를 낳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외국의 경우 의료광고가 의사들간의 경쟁을 촉발하지 않으며 의료수가에 대한 광고도 거의 없어 경쟁에 따른 의료비 저하와 같은 부정적인 요인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일본 의료 광고비는 전년 대비 7.2% 성장한 6조 1,102억엔을 기록했다. 이 중 의약품, 의료서비스, 의료용품의 광고가 전체 업종별 광고 시장의 5.2% 이상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4.1%~11.5%로 증가하여 높은 증가세를 주도하는 업종 중의 하나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도 2000년 전년 대비 9.6%의 고도 성장률을 나타내 광고비 총액은 2,436억 달러를 기록했다. 광고비 지출 10대 업종 중 의약품이 8위를 차지하였으며 그 금액은 1,167.9백만 달러로 타 업종 대비 가장 높은 37.5%의 증가율을 보였다. 의약품 단일 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광고시장의 0.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의료서비스 및 의료기기 항목을 합한 의료광고는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병원의 50%, 개원의의 20%가 광고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광고 규제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와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광고심의위원회 활동을 강화하여 의료계 자율로 광고를 심의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