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외양은 물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동호회가 서울대병원에 있다.
25년전 사진에 관심있는 병원직원들이 주체가 돼 만든 사진동호회는 병원내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에 이르기 까지 40여명으로 구성돼 1대1일 사진교육을 하고 있다.
최장욱 회장은 “10여명으로 시작된 동호회가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면서 “매년 병원 사진을 찍을때 마다 새로운 기분이 든다”고 말해 사진속의 병원이 함께 했음을 실감케 했다.
병원과 함께 해온 사진
최장욱 회장은 “회원들이 무엇보다도 동호회를 통해 자신의 끼와 재능, 그리고 삶의 기본을 배울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 모임의 기본 취지를 밝혔다.
동호회는 자신의 만족감과 더불어 병원의 추억을 담고 있었다.
병원 로비와 어린이병원의 복도 사이에 있는 병원 사진들이 이들의 작품이다.
이렇게 빛바랜 사진 속에 병원 가족으로 살아온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동호회 회원 중에 “병원도 힘들지만 동호회에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한다”며 “특히 병실에 갇혀 힘든 삶을 사는 어린이환자들에게 뜻 깊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진이 너무 좋아 병원을 떠난 분도 있다.
김성은 회원은 “오래된 병원인 만큼 그동안의 여러 회원들이 우리 동호회를 거쳐 갔다”면서 “사진이 좋아 병원을 그만두고 스튜디오를 개업하신 분도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아날로그
사진동호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분류로 나뉜다.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세대와 디지털을 받아드린 세대.
최장욱 회장은 아직까지 아날로그 카메라로 사진작업을 한다.
“디지털을 보면 거부감도 들긴 하지만 디지털카메라가 필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순수성이 떨어지고 쉽게 찍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디지털카메라를 쓰는 이정현 회원은 “그러나 시대에 맞게 화질도 좋고 용량면에서도 효율적이다”면서 “요즘에 합성도 많이 하는데 이것도 기술”이라며 시대의 흐름을 보여줬다.
그러나 양측에서 공통되는 주장이 있었다.
“사진은 예술이다. 혼이 담긴 사진, 정성 있는 사진을 찍는 것으로 무엇을 찍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에피소드
병원 내 그룹웨어 게시판에 사진대회 입상 사진을 올려 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사진이 누드 사진이라 접속이 폭주했고 결국 병원측에서 “저는 좋습니다만 병원 직원들을 고려해 삭제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사진을 삭제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한 여러 사진대회에 출전하고 다수의 입상을 한 회원에게 상금을 용도를 묻자 “병원에 지원이 조금이라 상금으로 회원들과 화합, 그리고 병원 내 전시를 위해 쓰인다”고 말했다.
어드바이스
프로급의 수준인 최장욱 회장에게 좋은 사진을 어떻게 찍는 법에 대해 “일단 느낌이 좋으면 찍는다”면서 “동일한 장소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계절별로 사진을 찍고 전시회도 다녀 시각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인물사진의 경우 “처음에는 가족들과 다니며 일상의 모습을 찍다보면 어느새 사진을 통해 가족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가까운 사람부터 접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