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의학전문대학원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의학발전위원회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와 의대가 진실게임을 하고 있어 또다시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서남수 차관보는 최근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학부 4년+대학원 4년)으로 전환할 경우 4+4학제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2+4학제(학부 2년+대학원 4년. BSMD)를 부분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BSMD는 일부 학부생이 4년간 취득해야 할 학점을 2년간 조기 이수하면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의미하며, 현행 2+4학제 졸업생이 학사학위를 인정하는데 반해 이들은 석사학위를 받게 된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BSMD를 교육부와 의대 가운데 누가 먼저 제의했느냐다.
의대학장협의회측은 최근 교육부 서남수 차관보와 서울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고려의대, 한양의대 등 5개의대 학장이 간담회를 하면서 의대에서 BSMD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펄쩍 뛰고 있다.
의대학장협 관계자는 “그날 간담회는 의대에서 어떤 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가 아니다”면서 “서 차관보가 BSMD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의학발전위원회에서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BSMD 정원과 관련, 서울의대는 최소 50% 이상을 요구한 반면 교육부는 30% 이상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의대학장협은 “교육부가 의학전문대학원을 전면전환하기 위해 책임을 비전환의대에 전가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누가 어떻게 제의했던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의대학장협의회 요구안을 의학발전위원회에서 공식 논의하는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BSMD 비율을 30%까지 허용하기로 공식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의대학장협의회 요구안이란 지난 2002년과 올해 의학전문대학원 추가전환 신청 당시 교육부에 제출한 것을 의미하며, BSMD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어서 교육부와 의대 중 한쪽은 낭설을 퍼뜨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의대학장협은 “교육부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 기초의학자가 육성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라면서 “2+4든 4+4든 의사를 육성하는 것이지 의학연구와는 별개인데도 불구하고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같이 교육부와 의대가 신경전을 펴는 것은 주요의대 교수들이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총대를 메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교육부는 의학전문대학원 추가전환 신청을 받으면서 BK21사업과 연계하겠다고 발표하자 중립성향 교수들이 대거 반대쪽으로 돌아선 바 있다.
이에 따라 BSMD 진실공방이 의대교수들의 4+4 전환 반대정서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되풀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편 교육부는 얼마 전 정부와 의대, 치대 교수 등 15명이 참여하는 의학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개선안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