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이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연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면서 두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대우그룹 회장은 장폐색증과 협심증으로 인한 관상동맥질환 등으로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구치소 주치의의 소견에 따라 15일 오전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김 전회장의 입원실은 세브란스병원 20층에 있는 VIP실이다. 그러나 이 VIP실은 하루 병실료가 170만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비싼 ‘특VIP실’이 아니다.
김 전회장이 특VIP실을 택하지 않고 왜 이보다 한 등급 낮은 82만원짜리 VIP실을 택했을까?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김 전회장이 병보석을 염두에 두고 입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인데다 국가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장본인이 특VIP실에 입원했다면 여론의 지탄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김우중 전회장은 병원에 입원할 경우 아주대병원이나 서울대병원 중 한 곳을 택할 것으로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아주대병원 설립자이면서 과거 서울대병원에서 뇌경막하혈종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주대병원은 그는 해외 도피생활을 청산하고 자진귀국하자 주치의를 배정하고, 입원에 대비해 왔지만 막상 모교 병원에 입원하자 서운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세브란스병원은 김 회장이 입원하면서 언론에 병원 이름이 자주 노출되자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돈 한 푼 안들이고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 수준이 높다는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관평가에서 좋지 않는 결과가 나왔고, 새병원 건립 후에도 EMR과 OCS 가동이 늦어지는가 하면 병원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아 악재가 겹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김 전회장이 입원하면서 의료의 질적 수준이 최정상급이란 것이 입증돼 홍보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