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를 맞이한 병원파업 사태를 풀기위한 병원노사의 자율교섭이 사실상 결렬됐다. 파업 확산은 물론 병원 노사관계의 파행이 예고되고 있다.
병원 노사는 21일 서울대동창회관에 이어 서부지방노동사무소에서 밤샘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오늘(22일) 7시경 사용자측이 기존 안을 고수함으로써 노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사실상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실 교섭 초반 타결을 위한 희망적인 분위기도 연출됐다. 양측이 진전된 안을 내놓으면서 의견이 접근돼 갔다. 노조는 임금 7% 이하, 주5일제 1년 유예 등 핵심쟁점에 대해 상당한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타결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분위기는 급변했다. 사용자측이 내부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2일 오전 1시 이후로 교섭이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사용자측은 오전 7시 축조교섭에서 기존안보다 후퇴한 안을 내놓으면서 교섭결렬 선언과 함께 교섭장을 퇴장했다.
사용자측은 임금 기본급 2% 인상, 최저임금 월 700,000원, 이중교섭 금지 등으로 지난 19일에 제시한 안과 동일하다. 소화아동병원 이성식 원장은 "신규직원에 대한 생리휴가 유급화와 임금이 최대 쟁점이었다"면서 "원만한 교섭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며 소회를 밝혔다.
사측의 퇴장에 대해 노조는 "자율교섭이 아닌 중노위의 직권중재를 기다리기 위해 후퇴한 기존안을 내놓았다"고 비난하고 "사용자들의 자율교섭을 위해 교섭장에서 대기농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중노위, 오늘 중재안 제시... 노조 "안 받는다"
병원노사의 자율교섭이 사실상 결렬됨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가 오늘 어떠한 중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노위는 오전10시경 노사양측을 불러 입장을 들을 예정이나, 노조는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중노위의 중재조정안은 강제력이 있어 노사가 강제 수용해야 하지만, 노조를 이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측은 일단 중재안을 받은 후 교섭을 진행할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성식 원장은 "사용자도 중노위의 직권중재안이 나온다고 해서 파업이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중재안을 본 뒤 교섭 재개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유지현 서울본부장은 "87년 이래로 직권중재를 받아들인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우리는 노사 자율교섭을 통해 산별합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업 확산... 참여율은 미지수
보건의료노조는 교섭대기투쟁과 함께, 회의를 통해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노조는 19일부터 중앙쟁위대책위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중노위의 직권중재안이 나오는 즉시 향후 투쟁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투쟁방향은 노조가 당초 밝혀온 대로 파업 대오 확대 등 강경한 투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노조의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수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여율이 높을런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노사간의 대립이 극한상황으로 바뀌면서 노사 교섭은 불가피해 보여 병원 파업 사태가 장기간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