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의 민간병원 불법 아르바이트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지난 5월말 숨진 B모(40)씨 유족들은 4일 "고인을 처음 맡았던 병원의 야간당직 의사가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던 군의관인 탓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며 국가와 모 부대 소속 군의관 A아무개 대위, J병원 등을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제기했다.
유족들은 앞서 지난주에 A 대위를 국방부 합동조사단에, J병원과 해당 직원은 고양경찰서에 각각 형사고발했다.
숨진 방씨는 지난 5월26일 밤 길거리에 쓰러져 있다 119구급대에 의해 J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집으로 데려가라'는 간호조무사와 병원직원의 말에 따라 퇴원했고 다음날 아침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유족들은 소장에서 "국군기무사령부 등은 군의관의 불법 아르바이트 관행을 형식적으로는 금지하고 있지만 불법 아르바이트 실태를 점검하거나 근무지역 이탈을 막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A대위는 사건 당일 이 병원 9층에서 당직을 서고 있었으며, 응급실로부터 어떤 호출도 받지 못했다며 자신은 환자의 사망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건직후 양측이 합의 직전까지 갔으나 A대위의 불법 아르바이트 사실을 포착한 군에서 조사에 나서자 A 대위가 합의를 거부하는 바람에 법정싸움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측 소송 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지금까지 공보의나 군의관의 불법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는 병원에 책임을 물었던게 일반적"이라며 "국가에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