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 통합이 무산되면서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간 뿌리 깊은 불신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12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가 통합하기 위해서는 의견이 일치해야 하는데 성격이 전혀 다르다”면서 “통합이 된다 하더라도 한 지붕 아래 두 단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산부인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가 지난해부터 산부인과발전협의회를 구성해 두 단체 통합 방안을 논의했지만 외견상 드러난 것과 달리 내부 논의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학회 관계자 역시 “개원의협의회와 우리는 모두 산부인과 의사들이 참여하는 단체이긴 하지만 가는 방향이 다르다”면서 “통합논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어려움이 많았고, 개원의협의회는 통합을 하겠다는 의도보다 의사회로 명칭을 바꾸는데 학회가 찬성해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는 최근까지 통합논의를 해 왔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하고 협의를 중단한 상태다.
산부인과 내부 이견은 통합 문제가 아니더라도 여성의학과로 전문과목 명칭 개정, 진료 영역 확대 등에서도 드러났다.
특히 이들 사안에 대한 찬반 의견이 크게 대학교수들과 개원의로 대별되면서 학회와 개원의협의회가 서로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의 관계로 비치고 있다.
산부인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가 통합 논의와 함께 여성의학건강엑스포를 공동개최하면서 공조 의지를 과시해 왔지만 통합이 무산됨에 따라 두 단체는 사실상 경쟁과 공조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산부인과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두 단체는 공조가 불가피하지만 개원의협의회가 의사회로 명칭을 개명키로 해 신경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개원의협의회의 명칭 변경에 대해 학회 관계자는 “단체 명칭을 바꾼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의사회가 산부인과의 대표단체인 것처럼 표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내과 학회와 의사회(개원의협의회) 역시 8일 ‘생활습관병 심포지엄’을 공동개최하면서 과거의 앙금을 털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지는 의문이다.
두 단체는 지난해 내과개원의협의회가 단체 명칭을 내과의사회로 바꾸고, 개원의협의회에 대해 연수평점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한 바 있지만 올해초 화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공통된 사안에 대해 공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같이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