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최근 전남대병원이 EMR(전자의무기록)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이같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chartless가 확산되고 있지만 노교수들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환자의 증상, 과거병력, 가족력, 진료 경과기록지 등 일련의 환자진료 내용을 컴퓨터를 통해 입력 조회할 수 있는 chartless EMR 시스템을 구축하고, 최근 전면시행에 들어갔다”고 24일 밝혔다.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10월 화순병원에 이어 EMR을 시행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진료가 가능하게 됐다.
의무기록실장 김남호 교수는 “병원 내에서 컴퓨터 단말기만 있으면 바로 환자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진료실까지 종이차트가 전달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병원은 차트 관리, 보관에 소요되는 공간과 인력을 재배치해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MR시스템은 이달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이 개통한 바 있으며, 계명대 동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건대병원에서도 시행중이다.
이같이 종이차트시대가 저물고 전자의무기록시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50대 중반을 넘은 일부 노교수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한 교수는 “전자의무기록을 쓰지 않고 종이차트에 기록해 스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EMR을 도입한 서울대병원 역시 일부 교수들은 여전히 종이차트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의 한 50대초 교수는 “한 6개월 전자차트를 사용하니까 적응이 되더라”면서 "노교수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자차트와 종이차트 중 어느 것이 편리하느냐고 묻자 한참 머뭇거린 후에야 “그래도 EMR이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대답해 여전히 익숙하지 않는 측면이 있음을 내비쳤다.
전남대병원도 아직 EMR을 사용하기 어려운 일부 의료진을 위해 scan용 OCR 용지에 필기로 전산입력이 가능한 OCR 시스템을 개발해 한시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