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예방접종을 맞으려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교회, 은행 등에서 고객서비스 차원으로 헐값에 접종하는 행사가 줄이어 위법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농협에 따르면 5만6천명에 달하는 우수고객에 한해 내달 1일부터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내 최대 규모의 교회라 일컬어지는 여의도 S교회의 경우 11월 말까지 주일마다 5천원을 받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대형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독감접종을 5~6천원대의 가격으로 대량접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등포의 한 소아과 개원의는 이와 관련 "이런 단체 덤핑 접종은 독감뿐 아니라 뇌염백신의 경우에도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접종이 서비스 차원의 행사로 전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단체 접종을 맞다 보면 정상적인 진찰과 접종이 이뤄질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만일 접종이 잘못되어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질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다른 내과 개원의는 "단체접종이 위험한 일임에도 정부는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국민들도 단 돈 몇 천원 아끼자고 덤핑접종에 몰리는 것을 보면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라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보건소 한 관계자는 "일단 단체접종을 할 때 보건소장의 허락을 받은 경우에는 적법하다"며 "최근 단체접종을 지양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지만 이렇게 만연된 분위기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접종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국립보건원 방역과 담당자도 "아무리 독감백신이 비교적 안전하다지만 모든 백신이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행사처럼 대규모 단체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