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경영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병원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보장성강화에 따른 급여확대로 병원 수익성에 기여하던 비급여항목이 사라지고 있고, 여기에다 의료시장 개방이 멀지 않아 병원계가 생존책을 마련하느라 부심중이다. 병술년 새해 병원계의 블루오션을 조명한다.<편집자 주>
본격적인 고령화사회가 시작되면서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만성질환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완대체의학이 각광받고 있다.
보완대체의학에 등한시하던 의사들도 앞다퉈 보완대체의학 관련 학회에 가입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04년에는 대한보완대체의학회가 창립되면서 본격적인 보완대체의학연구에 불을 지피고 있다.
동종요법, 아로마테라피 등 치료효과 탁월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센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소개돼 활성화된 보완대체의학으로는 가장 대표적인 동종치료, IMS을 포함해 생약치료, 카이로프락틱 등 70여종에 이르며 이들의 효과 또한 괄목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 양방의학으로 치료하기 힘든 말기 암환자들이 면역요법이나 동종요법을 거치면서 완치되는 사례도 종종 있었으며 비수술적 미세용법으로 환자의 80% 이상이 치유효과를 보기도 했다는 것이 센터측의 설명이다.
또한 일반인들이 가장 익숙하게 접할수 있는 아로마테라피의 경우도 임상시험 결과 대단한 효능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로마 치료를 하고 있는 한 이비인후과의 원장은 "국내에 아로마테라피가 도입된 채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임상시험결과는 놀랄만 하다"며 "중이염이나 축농증의 경우 80%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는 등 믿을수 없는 임상결과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보완대체요법은 세계적 흐름... "양·한방 블루오션"
이같은 효능이 바탕으로 보완대체요법은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한보완대체의학회 관계자는 "영국은 의과대학 중 보완대체의학에 관련한 강좌를 개설한 대학이 전체의 40%에 육박할 만큼 호응을 얻고 있으며 독일은 의사의 75% 이상이 동종요법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며 "보완대체의학은 이제 세계적인 흐름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한의학이라는 특화된 학문이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다른 나라보다 보완대체의학에 앞서나갈 수 있는 큰 밑바탕이 된다"고 덧붙였다.
보완대체의학으로 양·한방 사이의 계속된 분쟁도 해결할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장은 "의사들은 한의학의 철학성 등의 장점을 받아들여 과학화를 위해 노력하고, 한의사들은 의사들의 과학적 방법론을 이용해 한방의 현대화에 힘써가야 한다"며 "이같은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면 서로간의 수익구조에 블루오션이 펼쳐질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성재 대한보완대체의학회 이사장은 "대체의학은 의학자들에게는 화학요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과제로 한의학자에게는 과학화된 검증작업을 이룰수 있는 돌파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이 같은 관심은 동·서양 의학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의학분야의 창출로 양·한방이 처한 한계점의 해결책이 되어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과학적 검증작업 선행..."효과있는 의술은 보험혜택도"
하지만 보완대체의학이 '의학'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2005년 5월 18일 보완요법 및 치료보조제 처방근거 확립을 목적으로 제12차 보완대체의학 위원회(CAM)를 열고 70여종의 보완대체의학의 검증작업에 나선바 있으나 70여종 모두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의학회는 "임상실험 결과 70여종의 보완대체요법과 건강기능식품 중 권고할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반발에 부딪혀 최종 결정은 유보한바 있다.
보완대체의학중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인 IMS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행위전문평가위원회로부터 '신 의료기술'로 인정됐으며 복지부 또한 "의료행위로 볼수 있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으나 경험적 증거외에는 치료효과를 증빙할만한 타당한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대체의학자는 "보완대체의학은 아직까지 학문적인 증거가 부족해 경험적 증거수준에 머물러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또한 이러한 이유로 비보험수가가 많아 개원의들이 경영난의 돌파구로 여겨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완대체의학의 범주를 정하는 것도 큰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완대체의학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자 홍수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는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보완대체의학을 빙자한 각종 검증되지 않은 시술행위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뚜렸하지 않다는 것도 보완대체의학의 과학화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다.
대한암학회 관계자는 "보완대체의학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안정성, 효과성이 검증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검증받지 못한 요법과 건강기능식품이 범람해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검증되고 효과가 있는 의술은 정부가 인증하고 보험을 적용시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보완대체의학 체계화 노력 분주
이렇듯 아직 자리잡지 못한 보완대체의학의 안정화를 위해 보완대체의학자들은 대체의학의 체계화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보완대체의학회는 보완대체의학 인정의 자격시험제도를 검토중이다.
학회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보완대체의학이 시행되고 있는 것에 우려감을 느낀다"며 "보완대체의학 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구체적인 수련규정과 고시일정이 마련되는 즉시 학회에서 인정한 규정을 마친 의사들에게 보완대체의학 인정의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이 제도가 실시되면 연수강좌와 춘·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인정의 과정을 수료하면 20점의 평점이 부여되고 향후 2년간에 실시될 연수강좌를 수강하면 학회에서 주관하는 인정의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학회 관계자는 "인정의 자격을 취득할 경우 특별위원회를 거쳐 구체적인 세부 인정기준을 마련한 후 해당분야의 전문가로 인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완대체의학회 관계자는 "보완대체의학이 현대의학보다 우월하다거나 현대의학을 완전히 대체할수 있다는 인식은 곤란하다"며 "현재로서는 보완대체의학은 정통 현대의학을 '보완'하기 위한것일 뿐"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어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다양한 천연 약품개발이 병행되다 보면 자연스레 현대의학과의 융합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일 원장은 "대체의학이 국내에 들어온것은 얼마되지 않는 만큼 대체의학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것은 당연하다"며 "시간이 지나고 전문가들의 연구성과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면 보완대체의학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인정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성과들이 계속해서 모여가다보면 보완대체의학이 자연스레 정통 서양의학의 범주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