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의사 동시면허자 8명이 CT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부당하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범의료계한방대책위원회는 7일 박모씨 등 의사 한의사 동시면허 소지자인 8명의 서명을 받아 이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CT소송관련 고등법원 담당 판사 앞으로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저희는 이번 CT 등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가장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의견을 드릴 수 있다고 본다"며 "한의학에서의 진단은 과학과 검증에 바탕을 둔 현대의학과는 달리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변증법, 즉 음양오행설, 진맥법, 기와 혈 등 실체가 보이지 않는,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인 방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의 의료법상 한의사는 의료법 2조3항에서 한방 의료와 한방보건지도에 종사함을 업무로 한다라는 법적 근거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없게 한정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의료기기는 현대의학의 생리학, 병리학, 해부학 등등의 기초이론에 의거하여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의학자, 의공학자 등의 연구에 의해 발명되고 발전되어 환자의 질병진단 및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며 "이러한 장비를 무자격자가 환자에게 잘못 사용할 경우에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의사만이 사용 할 수 있게끔 전 세계가 예외 없이 법으로 규정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의학을 전공한 한의사들은 환자를 진단하고도 그 진단이 올바른가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힘들므로 실체를 보여주고 증명해주는 현대의료기기에 현혹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한방이론은 시작부터가 현대의학과 다르므로 현대의료기기로 얻어진 실체를 학문적으로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즉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경우 무자격자가 사용하는 것과 같으며 그 피해는 국민들이 입을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양진 한치 라는 왜곡된 형태의 의료를 위해 한의사가 현대 의료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이들은 "한의학계는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노력과 자정을 통해 기, 혈, 음양 등 한의학적 지표들을 진단 할 수 있는 고유의 한방 장비를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한의학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도 현대의학을 기초로 한 의료기기의 무분별한 사용은 강력하게 제한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