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연구진이 뇌동맥류 발생 가능성을 환자에게 미리 경고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태섭(영상의학과) 교수는 지난 1년간 700여명의 검사 환자 가운데 뇌동맥류 위험군에 속하는 4명에 대해 MRA와 CTA 뇌혈관영상을 촬영한 결과 뇌동맥분지부에서 뇌동맥류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정태섭 교수는 “동일 뇌동맥을 촬영해도 MRA는 심장수축에 따른 혈류량 증가와 압력상승으로 팽창된 혈관촬영이 주로 이루어지며, CTA는 심이완에 따라 수축된 혈관 영상촬영이 되는 것에 착안, 동일 혈관촬영 부위 중 국소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곳이 뇌동맥분지부의 유연성이 있는 곳임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MRA를 먼저 촬영해 뇌동맥류로 추정되는 부위의 혈관이 보일 경우 다시 CTA로 해당 부위를 재촬영해 비교하면 뇌동맥분지부의 유연성을 쉽게 검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 가설을 뇌동맥혈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우선 전산유체역학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시행, 혈관 벽의 유연성이 높으면 심수축기 때 혈관내 압력상승으로 혈관 벽에 일시적 팽창이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탄성이 있는 실리콘 뇌동맥 모형에 심박동형 펌프를 연결, 심수축기 혈관팽창이 뚜렷이 생길 뿐 아니라 심이완기에는 혈관이 제자리를 찾는 것을 재확인했다.
정 교수는 “우리 몸의 뇌동맥분지부는 심박동주기 중 혈압에 변화에 의한 반복적인 팽창수축 및 혈류로 인해 그 유연성이 점차 감소하고 혈관 벽이 약해진다며 ”결국 혈관 복원력이 감소된 뇌동맥분지부에서 뇌동맥류가 생기게 된다“고 덧붙인다.
뇌동맥류는 한 혈관에서 두 갈래의 작은 혈관으로 나뉘어지는 분지에서 발생한다.
뇌동맥류가 생기면 MRA나 CTA로 쉽게 진단될 수 있지만 문제는 완전한 뇌동맥류가 생기기 이전에는 뇌동맥류가 어디에 생길지 예측할 수 없다.
뇌동맥류가 뇌동맥분지부에 유연성(compliance)이 있는 부위에서 생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 뇌동맥분지부 유연성의 존재유무를 검사할 방법은 현재까지 없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뇌출혈이라는 시한폭탄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교수는 “일단 뇌동맥류가 생기면 수술적 치료 외에는 그 위험성을 제거할 수 없다”면서 “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은 정기검진시 한번쯤 MRA 촬영을 해 기존에 이미 생긴 뇌동맥류도 확인하고, 더 나아가 뇌동맥류로 발전 가능한 뇌동맥분지부 유연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