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재발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선보여 국내·외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가톨릭대 장정원(제1저자, 성모자애병원) 교수와 최종영(교신저자)·윤승규·배시현(이상 강남성모병원) 교수팀은 "B형 간염 보균자 중 항암치료를 시작한 환자를 대상으로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부딘을 우선 처치한 결과 간염재발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연구성과를 거뒀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혈액종양환자에서는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 라미부딘 선제치료를 시행하여 효과적으로 간염의 재발을 억제했다는 보고들은 발표된 바 있으나, 간암 환자의 경우에도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B형 간염으로 간암 진단을 받아서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라미부딘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이중 36명에게는 항암치료와 동시에 라미부딘을 투여하였고, 대조군인 나머지 37명에는 이를 투여하지 않았으며, 항암치료는 완전반응을 보일 때까지 한달 간격으로 시행하였다.
연구결과 라미부딘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경우 16.7%만이 간염이 발생, 라미부딘을 사용하지 않은 환자대조군(43.2%) 보다 간염의 발생이 뚜렷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간염이 발생하였을 때 라미부딘을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에서 그 간염 정도가 더 중증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B형 간염바이러스의 재활성에 의한 간염도 라미부딘을 사용한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종영 교수는 연구결과를 통해 "B형 간암환자들은 항암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항바이러스제를 미리 투여하여, 바이러스 간염의 재활성과 항암치료시 발생할 수 있는 전체적인 간염의 발생과 그 중증도를 억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70%는 B형 간염이 원인으로 발생하며, B형 간염 보균자가 항암치료를 받을 경우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재활성 때문에 재발율이 최고 5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간염바이러스의 재활성은 항암치료를 시도하는 임상의사들에게 치료를 중단시키거나 혹은 연기 해야 하는 문제를 안겨줬으며, 나아가 환자의 생존기간에도 영향을 미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