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병원 노사는 두 달여간의 계속되는 마찰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13~15일까지 전쟁터를 연상케 하는 폭력과 욕설이 난무한 총력투쟁을 감행했지만 결과는 세종병원 노사간의 극명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세종병원 사태는 더 이상 한 중소병원의 노사분쟁이 아닌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15일 “사측은 단협을 일방해지하고 이를 지키려던 노동자들과 대화를 거부한 채 폭력까지 행사했다”며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노동부의 책임”이라고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이어 단 의원은 “노동부는 세종병원 노동자들이 제기한 부당노동행위와 폭행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는 특별근로감독이나 특별조사를 조속히 시행하고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엄정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총력투쟁에서 벌어진 병원 측의 폭력행위에 대해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에 문제제기하고 적극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정부의 개입을 요구했다.
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세종병원 등 일부 사업장에서 조직적인 노조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가 불법노동행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을 경우 내달 초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민노총은 이번 세종병원 사태를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중소병원 노조 탄압의 문제로 보고 접근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 또한 마지막 집중투쟁일인 15일 낮 12시 부천남부경찰서를 항의방문해 부천남부경찰서장과의 면담을 갖고 폭력이 발생할 경우 경찰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용역 직원을 투입해 폭력을 휘두른 세종병원 김모 본부장을 구속하고 병원 측의 폭력행위자에 대한 처벌 고발장을 전달했다”며 이에 대해 경찰서장은 “노조의 요구안을 적극 검토한 뒤 시정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세종지부 김상현 지부장은 "15일 노동부를 통해 병원 측과의 교섭을 요구해 놓은 상태"라며 "병원 측은 입장에 변화가 없고 이미 폭력상태로 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개입하든 정부의 조치가 취해지길 바라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노조측이 본부장에 대해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개인에 대해 명예훼손일 수도 있는 것으로 과도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어 자제해야한다”고 전했다.
세종병원은 집중투쟁일 시작된 13일 오후까지 외래진료를 받다가 노조가 병원으로 진입을 시도해 폭력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13일 오후 4시경부터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이후 14일과 15일에는 정상적으로 외래진료를 실시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 세종지부 조합원과 일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50여명은 16일 현재 집중투쟁 전과 같이 병원 1층 복도 농성장을 지키며 병원 측에 교섭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