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보험 환자들이 공보험 환자에 비해 의료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며, 의료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도 훨씬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민간보험 도입시 가입자들에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료계 일각의 주장과 맞물리는 결과여서, 향후 민보 도입 논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의료경영연구소 강성욱, 유창훈 연구원, 성균관의대 사회의학교실 권영대 교수 등은 최근 발표한 ‘암 보험이 암 환자의 의료이용 및 의료비에 미친 영향’ 분석보고서에서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서울 시내 일 종합병원에 2003년 입원한 위암, 간암, 폐암 환자 자료중심으로 2003년을 전·후한 2002년과 2004년을 포함해 최대 3년간 암 환자들이 이용한 의료서비스 및 의료비 지출 현황을 추적조사 했다.
전체 연구 대상 환자는 4,173명이었으며, 이중 민간보험군은 전체의 28.4%인 1,186명, 비민간보험군(공보험 가입자 중 민간보험 미가입자)은 71.6%인 2,987명이었다.
연구결과, 민간보험군에서 환자당 입원 횟수, 총 재원기간, 진료비 지출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민간보험군의 환자당 평균 입원 횟수는 2.49회로 민간보험군의 2.30회보다 많았으며, 환자 당 총 재원기간도 21.0일로 비민간보험군(17.1일)보다 약 4일 정도 긴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당 총 입원진료비의 경우에도 민간보험군(1,110만원)이 비민간보험군(919만원)보다 약 200만원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당 외래방문 건수, 외래진료비 등 외래진료와 관련해서도 동일한 양상이 나타났다.
환자 당 외래방문 건수는 민간보험군이 12.9회로 비민간보험군(10.1회)보다 약 3회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환자 1인당 총 외래진료비도 민간보험군(220만원)이 비민간보험군(180만원)보다 40만원 정도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국내 민간의료보험은 실제 발생한 의료비와는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정액형 보험이어서 실손형보다는 불필요한 의료이용이 다소 적다고 볼 수 있으나, 정액형 일지라도 보험금이 소득 보전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재정적 장벽이 완화되면서 의료이용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구팀은 "향후 민간보험에 대한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의 연구가 요구된다"며 "환자의 소득 수준과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이용해 의료 이용, 의료비의 증가가 가입자의 건강상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