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보장성 강화 이후 대형환자 환자 집중현상 더 심해졌다." "보험 약물이 갑자기 비급여로 바뀌어 치료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
대한암협회가 지난 2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암(癌)중모색-희망 캠페인, 암정책 심포지엄'에서 의사와 환자들을 보장성 강화가 일부 도움이 되고있지만 아직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고대의대 종양내과 김열홍 교수는 "암 보장성 이후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암 치료기술과 신약개발, 좀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에 대한 환자들의 절실한 바람, 수없이 많은 암종류와 경과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당수의 민간보험 가입 환자들은 암 보장성 강화 이후 본인부담금이 줄어듦에 따라 재원기간이나 외래 방문 횟수 등 의료이용을 매우 적극적으로 늘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민간의료보험을 가진 환자와 그렇지 못한 환자간 서비스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아울러 "환자들의 대형병원 집중현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환자가 너무 많은 의사들은 항암제를 2개월 분이나 한꺼번에 처방하는 사례도 있다"며 진료비용에 대한 보장성 강화만 주력하고 의료의 질에 대한 개선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유방암 환우회인 비너스회 이준희 회장은 "암 보장성이 대폭 강화되었지만 아직도 숙제는 남아있다"며 유방 재건수술과 유방암 치료후 후속 치료에 대한 보험적용 등을 강하게 희망했다.
이 회장은 "유방암 환자들이 항호르몬제를 투여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 또는 후유증으로 생길 수 있는 골다공증이나 자궁암 검사는 급여대상이 아니어서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심지어는 후속치료비에 대한 부담으로 가정이 파탄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또 보험급여의 일관성이 부족해 급여대상인 치료약이 갑자기 비급여 항목으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어 환자가 약값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치료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이 회장은 "유방한 환자들의 유방 재건수술이 가장 시급한 사안중 하나"라며 "선진국에서는 유방암 환자를 위한 특수 브래지어나 특수 수영복까지도 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고 했다.
복지부 보험급여팀 박인석 팀장은 "지난해 9월 보장성 강화 이후 월별 급여비 지출 규모가 29~48%나 늘어나 올 1분기 현재 3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비급여 항목의 급여전환, 치료재료의 급여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런 정책도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여 전환 항목과 급여범위 확대 등에 대한 급여지출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해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고, 보험의약품 등재 방식 전환, 요양병원 포괄수가제 도입, 호스피스 의료제도화 및 보험적용 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