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일부 언론사에서 의료기관의 착오청구를 부당청구처럼 보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6일 S 방송사는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인용, 66살 할아버지가 임신을 해 치료 받았다는 청구서 등 남녀 질환이 뒤바뀐채 청구된 보험급여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만 2만4천건이라며 병원들의 엉터리 보험 청구에 보험 재정의 구멍만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의료계에 따르면 남녀구분과 주상병명 및 부상병명 코드의 오류나 기재착오로 인한 단순 착오청구로 확인됐다.
해당 보도 인터뷰에 응했던 심사평가원 고선혜 심사운영부장은 "단순 착오청구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당청구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인터뷰 당시 설명했던 골자는 66살 할아버지를 임신치료로 코드를 착오기재한 부상병명 착오청구에 심평원이 전산을 통해 심사 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평원에서는 의도자체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절대 부당이나 허위청구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며 "코드 착오기재에 대한 것은 지급불능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착오청구로 건보재정에 구멍이 난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전산청구 프로그램 제작사 관계자는 "마우스 하나 잘못 움직이면 남자가 여자로 바뀌고 병명 코드가 바뀌는데 이를 가지고 부당청구니 건보재정 부실의 주범이니 논란은 맞지 않다"며 "초보 개원의나 진료시간에 쫒겨서 청구하는 의사들에게는 허다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기사를 보도한 해당 방송사 홈페이지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과 분노를 표출하는 의사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ID kgy927는 "컴퓨터를 쓰실때 오타가 한번도 없으신지요? 너무나 명백한 오타로 인한 실수를 의료보험 재정 구멍을 내는 원인중 하나라고 몰아세우는 의도가 도대체 무었입니까?"라고 착오청구를 오타에 비유했다.
ID yys0405는 "상식적으로 남자에게 임신했다고 청구하거나 여자에게 전립선염이 있다고 청구하는 의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라며 "단순한 착오청구를 마치 의사의 부도덕성과 결부하여 얘기한다면 같은 맥락으로 기자에게 드물지 않게 일어날 수 있는 오보를 통해 기자의 부도덕성을 묻는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글쓴이 닥터프는 "의료보험 청구체계에 대한 공부는 하고 기사를 쓴 것인지 묻고싶소"라며 "선정적 마녀사냥식 기사에 넌덜머리가 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