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과 의사협회를 비롯 보건의료 5개 단체장들은 8일 저녁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갖고 수가, 보건의료정책실 신설, DRG 등 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했다.
보건복지부측에서 김화중 장관, 문경태 기획관리실장, 송재성 사회복지정책실장이 참석하고 보건의료단체에서는 의협 김재정 회장, 병원협회 김광태 회장, 치과의사협회 정재규 회장, 한의사협회 안재규 회장, 간호협회 김의숙 회장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내년 수가 문제를 놓고 장시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약사회 한석원 회장은 외부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장인 치협 정재규 회장과 의협 김재정 회장이 전면에 나서 현행 수가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나서자 김 장관은 "올릴 준비 안했다"며 난색을 표시함으로써 수가협상 전망을 어둡게 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원가분석 환산지수와 경영수지 환산지수, 산술평균을 내는 현재 방식이 문제가 있다며 보다 논리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건의에 대해서는 "고려하겠다"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단체장들은 또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실 신설에 동의하는 의견서를 김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국무총리실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김 장관은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단체장들은 다른 부처에 보건의료 실태를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DRG와 관련해 전체적인 틀을 놓고 보면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지만 의협이 강하게 반대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부처내에서 집중적인 재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서는 이와 함께 김재정 의협회장의 재판 문제도 거론됐으나 "시대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당초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또 복지부와 의료단체들이 갈등하기 보다는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건의료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데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5개 단체장들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 직역간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현행 의료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영역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 작업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사협회의 간호법(안) 제정 추진과 관련해서도 의협 김재정 회장과 간협 김의숙 회장이 조속히 만나 서로 입장을 절충키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남은 김의숙 회장이 김재정 회장을 방문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단체장은 "간담회는 보건의료단체장이 장관에게 압력을 넣거나 , 서로 이익을 취하려고 갈등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화합의 장이었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화해 무드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