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흉부외과를 비인기과라고 하지만 10년 후에는 상황이 다를 거라고 확신 합니다”
최근 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흉부외과는 전체 29명 모집에 2명이 지원할 정도로 비인기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고신대 복음병원 흉부외과를 지원한 박억숭 씨는 “본과 3학년 때부터 흉부외과를 전공하고 싶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억숭 씨는 지난해 고신의대를 졸업하고, 대구의 2차병원에서 인턴과정을 마친후 올해 모대학병원 흉부외과에 합격했다.
하지만 이 병원 흉부외과에 레지던트가 2년차 1명만 남은 채 3, 4년차가 한명도 없는 것을 보고 도저히 견딜 자신이 없다고 판단해 수련을 포기했다.
이후 박 씨는 몇 달간 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했지만 흉부외과 전문의의 꿈을 접을 수 없었다.
박 씨는 “밖에서 생활해 보니까 개원의로 사는 게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면서 “천편일률적으로 진료하고 돈 벌고 사는 것 보다 흉부외과가 더 보람이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가 복음병원 흉부외과를 선택한 것은 고신의대 출신이라는 것 외에 과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복음병원에 지원하기 전에 흉부외과 레지던트 선생들을 만나봤는데 굉장히 인간적이었다”며 “교수들도 전공의들을 배려하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들었고, 과 분위기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흉부외과의 미래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고 확신했다.
그는 “지금 인기과들은 10년 후 사정이 다를 것”이라면서 “성형외과가 인기 있다고 하지만 벌써 개원할 장소가 없을 정도로 의사 수가 많다”고 못 박았다.
그는 “반면 흉부외과 전문의는 1년에 겨우 30여명 배출되고, 이중 개업의나 봉직의를 제외하면 대학병원에는 10명 남짓 남게 된다”면서 “현재 대학병원 스텝 연령이 40~50대가 대부분이어서 향후 교수가 부족해지면 운신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흉부외과 수련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그는 “흉부외과가 힘들다고 하지만 수련하기 쉬운 과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같이 일하는 선생들이 배려해 주는 게 중요한데 교수들도, 레지던트 선배들도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흉부외과 수련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자식도 키워야 하니까 걱정도 없지 않지만 의사답게 살 수 있고, 정 안되면 나중에 개원하면 된다”면서 “흉부외과의 어려움은 정부 정책 입안자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지적했다.
박억숭 씨는 지난 2000년 결혼해 자녀 둘을 둔 가장이기도 해 흉부외과 지원이 더욱 값지게 보이고 있다.
한편 복음병원 흉부외과 조성호 의국장은 “수술이 많아 힘들지만 중환자들이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보람도 있다”면서 “의국 분위기가 좋고, 교수들도 친구처럼 대해주고 있어 수련 과정에 대체로 만족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