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시경 전문 병원에는 MBC PD수첩이 ‘병원의 내시경 감염 실태’에 대해 보도 이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두차례에 걸쳐 방영된 ‘병원의 위험한 비밀-내시경을 통한 감염’이 보도된지 3주가 지났지만 내시경 개원가는 여전히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개원가에서는 환자가 줄었음은 물론이고 환자들에게 신뢰를 잃어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요구사항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의정부 S병원 김모 원장은 “당시 내시경 보도 이후에는 예약을 해놓고 취소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최근까지도 30~40%가량 내시경환자가 줄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환자들도 이전과는 달리 내시경을 하기전에 소독 여부에 대해 묻거나 위생상태에 대해 확인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L내과의 경우 예약 대기 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PD수첩의 내시경 관련 보도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2~3주전에 예약을 해야 진료가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1주일만 대기해도 바로 진료가 가능해졌을 정도.
그나마 보도 당시 예약 환자가 대거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던 것에 비하면 양호해진 편이다.
반면 내시경 전문 병원으로 내걸고있는 병원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거나 오히려 환자가 늘어나는 등 양극화된 양상을 보였다.
부산에 위치한 내시경 전문 S내과 조모 원장은 “우리의 경우 그동안 소독에 대해 철저히 해와서 인지 오히려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어차피 환자들이 내시경을 안 받을 수는 없으니 결국 내시경 전문 병원으로 몰리게 돼 있다”며 “내시경 분야에 있어서도 대형병원으로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곡동 G병원 또한 평소 내시경 소독에 대해 꾸준히 홍보해 온 효과를 보고 있다.
G병원 관계자는 “내시경 위생 실태 보도 이후 오히려 병원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주변에서는 환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얘기도 들려오는 반면 우리 병원의 경우 변함없이 환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 내시경을 중심으로 진료하고있는 D병원 관계자는 “한달이상 대기해야 내시경을 받을 수 있을 정도”라며 내시경 전문병원과 일반 개원의간의 극명한 격차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