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국립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국립의대 학장단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국립의대학장협의회(회장 왕규창, 서울의대)는 31일 성명서를 통해 “국립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정부의 조급한 정책으로 한의학과 현대의학간 불필요한 투자와 갈등을 발생시킬 수 있는 처라”라고 밝혔다.
학장단은 “한의대 설립은 지방 국립대의 위상 높이고 규모를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신규로 한의대를 설립해 한의대의 교육의 부실화를 제공하기보다 기존 한의대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학장단은 이어 “국립한의대 설립은 동서의학 협진을 촉진하기는 커녕 의료계의 갈등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주요 문제점으로 △의료전달시스템 혼란 △동서의학간 갈등 △진료상 갈등 △중복진료로 인한 진료비 낭비 등을 들었다.
학장들은 특히 “한의학은 투약과 처치를 하는 학문으로 현대과학이 요구하는 과학성과 윤리성, 효과성이 검증돼야 한다”고 말하고 “국립대내 한의대 설립으로 한의사 과잉배출을 도모할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과학과와 표준화를 우선과제로 추진해 한의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한의대 건립에 대한 유감의 뜻을 강하게 표명했다.
학장협의회는 끝으로 “국립의대에 한의학 및 보완대체의학 연구소나 대학원 전공단위, 교실을 도입해 학문적인 포용과 융합된 인력양성을 기해야 한다”며 “한국과 동서의학 유산을 공유하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 미국 등 의료선진국의 접근전략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입장에는 강원의대 이정희 학장, 경북의대 이상범 학장, 경상의대 이상호 학장, 부산의대 임병용 학장, 서울의대 왕규창 학장, 전남의대 이현철 학장, 전북의대 김정수 학장, 제주의대 이창인 학장, 충남의대 설종구 학장, 충북의대 이상전 학장 등 10개 국립대 학장 모두가 뜻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