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선보일 서울대병원의 뉴 비전이 센터중심의 최고병원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여 팀 플레이의 해답 마련을 위한 집행부의 역량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일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에 따르면, 최근 열린 교직원 간부 '뉴 비전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병원의 위기극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해 나간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원과 분당, 보라매병원 과장급 이상 교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워크숍에서 경영컨설팅 업체인 엘리오앤컴퍼니(대표 박개성)는 그동안 교수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전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 진료과장은 “미국 앰디앤더슨이 세계최고의 암병원이라는 비전을 설정한 것과 같이 서울대병원이 동양이든 세계든 무슨 역량을 핵심에 두고 실천해 나가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핑크빛 비전설정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영진단의 중간결과를 발표한 엘리오 간부는 “설문내용을 위주로 발표했을 뿐 아직 이렇다할 방향성이 제기되거나 언급한 것은 없다”며 “변화의 움직임을 두려워하는 병원조직의 특성상 비전설정도 신중하면서도 실천적인 방안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오측은 비전내용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진료과장 등 교수진 대부분은 과거 수차례에 걸친 컨설팅 경험상 시계탑에서 이미 답을 정해놓고 적용시기와 강약을 조절하고 있다며 비전 설정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한 교수는 “설문내용과 함께 비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주제발표에 이어 교수간 분임토의가 있었으나 답은 뻔한 것 아니겠다”며 “지금까지 몰라서 변화와 개선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이를 알고도 모른 척 한 부분이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집행부 한 교수는 “현재의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국가병원으로서 최고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맨 파워보다 주요 질환에 대한 팀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암센터외래 건립에 맞춰 암과 심장, 희귀질환 및 소아병원 등 핵심분야를 센터화하는 방향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며 센터화 추진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부와 여당의 서울대병원 복지부 이관과 서울대병원특별법 폐지를 매번 단골메뉴로 등장시켜 서울대병원의 역량을 소진시키고 있는 가운데 뉴비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과 방향전환을 모색중인 시계탑의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