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가 설립된 지방 국립대 1곳을 선정해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키로 한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반대 여론이 전체 의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경북의대교수협의회는 11일 오후 총회를 열어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 타당성에 대한 여론을 수렴했다.
이날 의대교수협의회는 최근 전체 의대교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찬반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의대 교수 198명 가운데 142명이 조사에 응했으며, 이중 무려 97%인 138명이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와 관련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의대교수 절대다수가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총장에게 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의대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향후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달 중 의대가 설립된 지방 국립대를 대상으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따라서 의대의 이같은 여론은 대학이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는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의대의 한의학전문대학원 반대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경상의대가 조무제 경상대 총장에게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지난해 한의학과 설립에 반대한 바 있는 전남의대 역시 부정적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의대교수들은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할 경우 의료이원화를 고착화할 우려가 있고, 의대와 한의대를 모두 운영한다고 해서 한방의 과학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양한방 협진 역시 요원하다는 것 등을 반대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의대 교수들은 과거 서울의대가 주장했던 것과 같이 의대 안에 연구소나 한의학과를 둬 한방을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