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EO총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어윤대 총장의 연임 실패로 난관에 봉착했던 고대의료원이 다시 개혁드라이브 고삐를 바짝 죌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온건 개혁파로 불리는 이필상(사진) 교수가 고대 제16대 총장으로 선출되면서 어 전 총장의 뒤를 이어 의료원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뒷받침 해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고대 이사회는 지난 20일 총장선출회의를 갖고 교수회의 부적격심사를 통과한 경영대 이필상 교수와 법대 이기수 교수 중 이필상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이필상 신임총장은 오는 12월 취임식을 갖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고대를 이끈다.
고대의료원은 이필상 교수의 선출을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다.
어윤대 전 총장과 코드를 맞춰 개혁정책을 추진하던 보직자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보수적인 성향의 이기수 교수보다는 개혁성향을 가진 이필상 신임총장이 향후 정책 협의를 하기가 훨씬 용이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필상 교수는 기획처장을 역임했을 때를 비롯, 다양한 행사 때마다 의료원을 방문해 경영상황이나 향후 추진계획을 듣고 자문을 할 만큼 병원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 의료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어윤대 전 총장의 급격한 개혁드라이브에 부담감을 느끼던 의대교수들도 이 교수의 선출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고대 기획처장이나 경영대학장 시절부터 온건 개혁파로 불릴만큼 개혁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취임의 변에서도 이 같은 의중을 확인했다.
어윤대 총장의 혁신방안이 틀리지 않았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로 부작용이 발생한 만큼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변화시켜 가겠다는 것이 이 교수의 입장이다.
이필상 교수는 "국제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어윤대 총장이 밟아온 과정이 틀렸다고 볼수는 없다"며 "하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로 부작용이 나타난 만큼 이에 대한 사항들은 시간을 가지고 조정해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대의료원은 잠시 주춤했던 개혁드라이브에 다시 한번 박차를 가할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가속화되는 대형병원들과의 경쟁속에서 고대의료원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들보다 빨리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변화를 꾀하는 것 뿐"이라며 "이필상 신임 총장은 진취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고대의료원의 개혁을 적극 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연이겠지만 이필상 교수의 임기와 '비전 2010'의 완성이 같은 해에 있다는 것도 좋은 징조로 본다"며 "총장의 지원에 힘입어 그간 추진해 온 다양한 개혁정책들을 차분히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