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가 비급여에 대한 가격할인 등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추진함에 따라 앞으로 개원시장의 양극화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8일 개원가에 따르면 개원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급여 할인까지 규제를 완화하면 그만큼 개원가 가격 덤핑은 심각해질 우려 높다고 전했다.
가격덤핑으로 전체 비급여 진료비 하락 우려
성형외과가 몰려있는 압구정동만해도 가격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압구정동 H성형외과 김모 원장은 "최근 압구정동 내 성형외과의원이 워낙 늘어나서 가격경쟁이 시작됐다"며 "특히 새로 생간 성형외과의 경우 환자 유치를 목적으로 수술비를 낮게 책정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귀뜀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주위 새롭게 자리를 잡은 개원의들이 가격을 낮추면 환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가격을 낮춰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원한 지 9년 째 접어든 경기도 D피부과 조모 원장 또한 지역 내에서는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지만 후배 개원의들이 같은 시술에 대해 가격 덤핑으로 대응하니 막막해졌다.
조 원장은 "아직까지는 이전의 가격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이처럼 진료비 덤핑이 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지도 높은 의료기관 기존 진료비 유지
그러나 인지도가 높은 네트워크의원이나 전문화·특성화 된 개원가일 경우에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비급여 할인 규제완화는 '강한 자는 더욱 강하게, 약한 자는 더욱 약하게'만들 것이라는 게 개원가의 설명이다.
즉, 가격 덤핑으로 전체 진료비가 하락하지만 일부 브랜드파워를 갖춘 의료기관은 진료비 변동 없이 계속해서 고급화·전문화 된 진료를 제공할 것을 더욱 강조하고 나설 것이라는 것.
무엇보다 환자 본인이 성형수술이나 모발이식 등 어차피 투자하는 것이라면 돈을 더 주고라도 최상의 안정된 의료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개원가의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모발이식수술 초기 진입한 H피부과의원 관계자는 "후발 주자 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아직까지 시술 노하우나 브랜드 파워가 있기 때문에 수술비를 책정하는데 있어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초보 개원·불황 개원가 출혈경쟁 가속화
반면 초보 개원의나 몇년 째 불황을 맞고 있는 개원의라면 '울며겨자먹기식'으로라도 가격 경쟁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출혈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기존 브랜드 파워를 갖춘 의료기관과 경쟁을 하기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서 일단 환자의 발길을 잡아보겠다는 전략이다.
중구의 B안과의원 이모 원장은 "소위 잘나가는 곳은 높은 단가를 고수하지만 그외에는 가격경쟁이 심각하다"며 "간혹 환자들이 다른 개원가에서 상담한 뒤 찾아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비급여 할인 규제까지 풀린다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가격 경쟁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