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이 서울시민의 건강지킴이로서 새로운 공공의료기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개혁의 담금질에 돌입했다.
서울의료원 제9대 유병욱 신임 원장(사진, 58)은 11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첫 언론인터뷰를 통해 “90년대까지 의료원 중 전국 1위를 고수하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의식개혁운동에 돌입해 시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최고의 병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병욱 원장은 “서울시립병원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허브병원 달성을 토대로 서울시 건강안전망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25개구 보건소와 개인의원 등의 연계를 강화한 네트워크를 통해 일반시민을 포함한 저소득층과 빈곤층을 위한 공공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내년도 착공예정인 중랑구 신내동 병원 신축에 안주해 새 병원을 건립하면 환자가 우루루 몰려오겠거니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언급하고 “일례로,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음식 맛과 손님과의 정감어린 커뮤니케이션에 있다”며 의료 질과 감성교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의료원 새 병원은 신내동 12,000평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3층 600병상 규모로 서울시 예산 2000억원이 투입되는 공사로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11년 6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성과 수익성 문제와 관련, 유병욱 원장은 “서울시 건강안전망을 기본으로 공공성을 최우선시하는 원칙론에 입각한 경영을 펼쳐 나가겠다”고 전제하고 “다만, 전 직원의 생산성을 높여 우월하게 하더라도 민간병원과 수익성에서는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어 서울시가 일정부분을 부담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겨진다”며 타 공공의료기관 수장이 지닌 해법과 동일한 범주의 답변을 제시했다.
유 원장은 이어 “90년대까지도 의료원 중 전국 1위의 명성으로 지방병원 원장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 상경하기 일쑤였으나 이제는 지방의료원 벤치마킹을 위해 서울의료원 원장이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최고의 병원이라는 명성회복을 위해 ‘서울시에 살만한 이유 중 하나가 서울의료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소리를 시민들에게 나오게끔 하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상당수 병원에서 시행하는 비전 선포식 등의 보이기식 홍보나 경영은 아무 의미 없는 형식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의사와 간호, 행정 등 모든 직종의 의식개혁을 통해 원내외적으로 성과를 극대화하는 병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병원 내실화를 겨냥한 경영전략을 내비쳤다.
유병욱 원장은 “뜨거운 변화와 개혁의 물결에 이기지 못하는 물고기는 냉수로 갈 수밖에 없어 조직사회에서 자연 도태된다”며 “개인적으로는 냉정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있으나 30여년간 외과 전문의로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매스를 가한 것과 같이 병원을 위해 엄정한 경영을 실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해 인센티브 도입 등 병원운영의 당근과 채찍론을 시사했다.
유 원장은 “원장 공모자 인터뷰시 받았던 가장 어려운 질문은 ‘어떻게 서울의료원을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부분”이라고 피력하고 “구성원 모두가 왜 이곳에서, 어떤 가치관과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점을 인식시킨다면 서울의료원을 성공시킬 것으로 확신한다”며 신임 원장으로서 병원경영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내내 겸손하면서 온화한 모습을 잃지 않은 유병욱 원장은 정부의 병원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의료진에서 서울시, 복지부에 이르기까지 입바른 소리를 서슴치 않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경영자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