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를 키워 인근 개원가와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는 개원의들이 늘고 있다. 신규 개원의들 사이에서 덩치 큰 의원이 경쟁상 우위에 선다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이론이 적용되고 있는 것.
개원 5년째를 맞고 있는 한 개원의는 15일 "얼마 전 후배가 7~8억을 개원 자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놀랐다"며 "내가 개원할 때만 해도 2억이면 충분했는데 물가상승을 고려한다고 해도 개원 투자 자금이 크게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닥터멤버스 조영림 대표는 "최근에는 3억원을 대출 받고 작게는 5천만원 많게는 1~2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을 수 없느냐는 문의가 많다"며 "2~3년전만 해도 3억원 대출을 받으면 개원하고 남은 자금으로 집을 장만하는데 보태거나 여유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 때와는 크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어 과거에는 내과, 외래만 보는 산부인과는 10평으로도 개원을 하는 경우가 흔했는데 최근에는 100~200평까지 큰 규모를 갖춰 개원하는 게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규모가 커야 경쟁력이 있다는 인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기도 S이비인후과 김모 원장은 "얼마 전 대규모로 개원을 한 후배가 개원 3개월이 지나도록 환자가 크게 늘지 않아 불안해하는 걸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크게 투자하면 크게 성공할 수도 있지만 크게 망할 수도 있다는 것도 후배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원 컨설턴트 박병상 씨는 "개원 시 과도한 투자는 피해야하며 개원 이후 최소 6개월간의 운영자금을 가지고 시작해야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첫 개원일 경우 만약 실패했을 때 그 충격이 오래갈 수 있으므로 더욱 과도한 투자는 주의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