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한의사들의 아성은 무너질것인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제6차 협상에서 한의사 시장개방에 대한 논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따라 지금까지 한의사 배출을 철저히 조절해왔던 한의계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 한의계는 지금까지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자 이외에는 한의사 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독보적인 전문가 집단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최근 불어닥친 한의사 시장개방 논의는 '논의'그 자체만으로도 한의계에 적잖은 파장을 주고 있다.
특히 국가간의 협상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미국이 우리나라 경제에 치명적인 시장 개방을 요구했을 경우 정부는 경제에 타격이 덜한 영역 중 기존에 거론이 됐던 한의사 상호인정안에 대해 양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의사 상호인정할 경우 후폭풍 심각할 것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재국 박사 또한 이 같은 점에 동의하고는 "이로 인해 중의사들이 미국을 통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6년제의 국내 한의과대학 기피현상과 함께 3년제인 미국 대학에서 면허를 취득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조 박사는 우리나라 한의학의 경쟁력에 대해 미국 한의사들과 비교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는 만약 시장이 개방된다고 해도 ▲의료서비스에서 중요한 의사소통이 불편하다는 점 ▲미국 한의사들의 의료기술이 국내에서 신뢰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 등 을 이유로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이 되더라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미국에서 침술사들이 유입된다고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경쟁 우위에 설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지만 향후 이에 따라 국내 한의학이 붕괴될 우려가 높다는 데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방, 도미노식 붕괴위기
미국과 한의사 상호인정이 되면 재미교포는 물론 중의사 면허를 가진 이들이 미국을 통해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내 한의과대학 진학을 목표로 했던 예비 한의대생들은 국내 한의과대학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미국 대학을 통해 면허를 취득해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력수급이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
한의계가 우려하는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11개 한의과대학에 진학율이 급속도로 감소하면 결국 한의과대학은 붕괴되고 결국 한의학 이라는 학문조차 그 명맥을 유지하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최정국 대변인은 "한약 시장의 붕괴는 물론이고 한의학 자체가 말살되는 위기에 봉착했다"며 "한의학 태생 이래 가장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