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의대인 강원의대와 제주의대가 한국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의평위)의 인정평가를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두 대학은 1주기 4차년도 평가대상에 포함돼 있었으나, “아직 평가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내년으로 미뤄줄 것을 의평위에 요구했으나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사실상 평가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강원의대 관계자는 “인정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안됐으니 평가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해 달라고 요구한 것일 뿐”이라며 “그러나 의평위는 이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평가 받지 않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원의대는 지난 8월 의평위에 공문을 보내 “현재 신설중인 병원 증축이 완료되고 전임교원이 일정 수준 충원된 이후에 인정평가를 받겠다”고 요청했었다.
강원의대와 마찬가지로 연기 요청서를 보낸 제주의대 관계자도 “평가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 다만 준비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피감기관의 편의를 봐가며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밀어붙이는 평가위원회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의평위는 ▲1990년 이후에 설립된 대학은 2003년에 평가를 수행한다는 원칙에 대한 다른 대학과의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점 ▲평가를 1년 연기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금년에 평가를 수행하는 것이 보다 체계적이고 빠른 발전을 이룩하는데 유익하다는 점 ▲2003년도에 평가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인정평가에 대한 국제기구 보고서에서 누락된다는 점을 들어 수용을 거부했다.
특히 의평위는 이들 대학이 평가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의평위의 인정평가를 기피한 것으로 간주하고 의학교육 관련단체와 사회에 공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평위측 관계자는 “두 대학은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알려왔다. 평가 연기를 허용할 경우 타 대학과의 형평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현재 시행중인 15개 대학의 평가보고서를 발표할 때 두 대학의 문제도 언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평위는 당초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일정으로 모두 17개 의과대학을 평가할 예정이었으나 두 대학의 평가 거부로 ▲전남의대 ▲한양의대 ▲전북의대 ▲중앙의대 ▲경상의대 ▲건양의대 ▲경희의대 ▲대구가톨릭의대 ▲인제의대 ▲성균관의대 ▲관동의대 ▲동아의대 ▲을지의대 ▲포천중문의대 ▲서남의대 15개 의과대학에 대해서만 평가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