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의사들이 10일 과천 정부청사앞에 모여 한의학 사수를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7천여명의 한의사들은 정부청사 앞 운동장을 메우기에 충분했다.
서울에서 거리가 먼 경남(550여명)과 제주(61명)에 개원해 있는 한의사들까지 버스를 대절하거나 비행기를 이용해 과천으로 모여들었다.
환자를 치료하던 한의사들의 손에는 피켓이 들여졌고 머리에는 '한의학 사수'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가, 어깨에는 '한의사 수호, 한국 한의사-미국 침술사 상호인정 절대 반대'라고 적힌 붉은 띠가 둘러졌다. 추운 날씨 속에서 장기간 진행되는 집회 중 추위를 대비해 '핫팩'도 제공됐다.
이마와 어깨에 두른 띠는 붉은 띠를 찬 한의사들이 "한의사 상호인정을 반대한다"고 정부청사를 향해 목청을 높이자 집회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전국비상대책위원회 손숙영 위원장은 개최사에서 "1만 7천여 회원들의 단합된 힘으로 완벽한 승리를 쟁취하자"며 결의를 다졌다.
한의사협회 엄종희 회장은 "한의사와 미국 침술사간의 상호 인정 논의 자체가 오늘 같은 전국 한의사 회원들의 분노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대의원총회 송인상 의장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바로 잡힐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하자 한윤승 중앙감사는 이어 "한의사들은 한의학이 고사되는 것을 앉아서 지켜보느니 모두 길거리로 나와 죽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정부가 인식해야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한의사협회 최환영 명예회장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 논의의 전면 중단을 촉구한다"며 "한국의 보건의료체계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총궐기해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한의사는 "제주에서도 한의학을 사수해야한다는 위기의식이 심각하다"며 "오죽하면 아침부터 준비해 비행기를 타고 서울까지 왔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한의협은 이날 집회가 마무리되는 즉시 정부청사 앞에서 한미 FTA협상 한의사 상호인정 논의 반대를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하고 한미 FTA 6차 협상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한의협은 이날 집회에서 모인 한의사들의 휴진으로 환자들의 진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국 16개 시도지부 산하 분회별로 1천여곳의 당직 한의원을 운영체제를 가동했다.